미국 미시간주 디어본 트럭 공장에서 트럭이 조립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두 번째 1분기 GDP 잠정치를 발표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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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미국의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1.3%(연율 기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1.6%)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 3.4%(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어든 수치다. 미국은 GDP를 속보치·잠정치·확정치로 3번 나눠 발표한다.
미국의 1분기 GDP 변화율은 지난달 속보치 발표 당시에도 시장 예상치(2.5%)를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이번에 조정된 잠정치는 증가율이 더 낮아지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은 “GDP 두 번째 집계에서 소비자 지출, 민간 재고 투자, 연방 정부 지출에 대한 하향 조정이 지방 정부 지출, 비거주 고정 투자, 주거용 고정 투자 및 수출에 대한 상향 조정을 부분적으로 상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GDP 집계에서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 하는 소비 둔화세는 더 심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가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서, 과거보다 많은 초과 저축을 보유했었다. 이 초과 저축은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로 이어지며,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이 저축이 고갈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소비력도 둔화할 조짐을 보였다.
실제 이번에 파악된 미국의 1분기 개인소비 증가율(전 분기 대비)은 첫 번째 집계 당시보다 2.5→2%로 큰 폭 하향 조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업데이트된 GDP 수치는 미국인들이 자동차, 자동차 부품, 연료를 포함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원래 보고된 것보다 적은 금액을 지출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소비를 중심으로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더 둔화하고 있음이 또다시 확인되면서 높게 유지되던 물가 상승률도 다소 진정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 이날 1분기 GDP와 같이 발표한 1분기 미국 개인소비지출(PCE)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며, 지난달 속보치(3.4%) 대비 소폭 하향 조정됐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결정에 참고하는 근원 PCE는 1분기 3.6% 증가하며 역시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3.7%) 대비 0.1%포인트 낮았다. 물가 안정 기대감에 전날 4.6%를 넘었던 미국 국채 10년 물 금리도 전 거래일 대비 0.07%포인트 하락하며 4.55%까지 떨어졌다.
같은 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5월 19일~25일) 신규실업급여 청구 건수(21만9000건)도 전주(21만6000건) 대비 소폭 증가하면서, 고용 시장 둔화 조짐을 보였다. 코로나19 초과 저축이 사라진 만큼, 과열된 고용 시장만 진정되면 물가 둔화세가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실업급여청구 건수가 소폭 오르긴 했지만, 과거 수치와 비교해서 실업급여 청구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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