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2년여간 조정을 받으면서 시세가 고가 대비 20~30% 하락하자 시장에 저가 매수세가 증가했다. 공사비 증가 등으로 주택공급이 줄고 있다는 점도 추격 매수세가 늘어난 이유로 해석된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과 4월에 이어 이달에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000건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하반기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한 달 거래량이 1000~2000건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잠잠하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3월(4204건)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달(2568건) 대비 63.7% 증가한 것이자 작년 8월(4035건) 이후 7개월 만에 4000건대를 재진입했다. 지난달에는 거래량이 4338건으로 전달 대비 3.2%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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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도 앞선 두 달 못지않은 거래량이 기대된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집계된 이달(30일 기준) 거래량은 2409건이다. 실거래가 신고기간이 30일 이내로 잔여 일수를 감안할 때 4000건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석 달 연속 4000건을 돌파하면 집값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이 늘면서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12억원에 육박하던 평균 가격은 집값 하락기와 맞물려 10억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작년 11월에는 거래 평균가격이 10억3810만원으로 연중 최저치로 하락했다.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개선되면서 지난 3월에는 거래금액이 6개월 만에 11억원선을 다시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11억4226만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저가 매수세와 함께 주택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내년부터 3년간 수도권에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이전 3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5∼2027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23만4660가구(임대 제외)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 3년(2022∼2024년)간의 입주 물량(44만6595가구)의 52.5% 수준이다. 향후 3년간 입주 물량을 보면 2025년 10만5774가구, 2026년 6만6838가구, 2027년 6만 248가구 등으로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게다가 공사비 상승으로 정비사업이 발목을 잡힌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 등으로 인허가를 받았어도 착공을 못하는 사업장이 늘면서 공급 규모가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 공급물량이 줄면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대기수요들이 지금이라도 급매물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는 변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시기가 지연되면서 국내 기준금리도 당분간 인하가 어려운 상황이다. 주택을 마련할 때 일반적으로 수억원대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많아 기준금리가 매수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고금리가 더 지속되고 인하 속도가 늦어진다면 실수요자라도 내 집 마련의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
리얼 인베스트먼트 민수진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집값 회복 기대감 등으로 지난 3월부터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 회복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며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나 고금리 장기화, 경기침체 우려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 급격한 시세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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