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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생산, 차가운 내수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는 전월보다 1.1% 증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다 3월 들어 2.3% 하락했지만,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특히 제조업 생산이 1달 전과 비교해 2.8% 늘었다.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산업생산 증가세를 주도했다.
차준홍 기자 |
품목별로 보면 하이브리드 승용차 등 자동차 생산이 8.1% 늘면서 지난해 1월(8.7%) 이후 최대로 증가했다. 화장품·도료 등의 생산 증가로 화학제품 생산 증가율도 6.4%에 달했다. 반면 반도체 생산은 4.4% 감소하면서 두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년 전과 비교하면 22.3% 증가한 것으로, 업황 자체는 좋은 편이어서 조정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기존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수는 온도 차가 크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승용차, 통신기기·컴퓨터, 가구 등의 내구재 판매가 5.8% 위축된 영향이다. 화장품 등 소모성 비내구재의 소비는 소폭 증가했지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고가 제품의 소비가 크게 줄면서 전체 소매판매지수를 떨어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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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 감소…비싼 물건 안 샀다
월별로 보면 소매판매는 올해 들어 한 달 증가하면 다음 달은 감소하는 식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둔화한 소비지표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 심의관은 “전반적으로 생산 측면이 잘 진행되고 있는데 그에 비해 소비는 못 따라가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서비스업 소비를 반영하는 서비스 생산은 전월보다 0.3% 늘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0.2% 감소했지만, 공사실적이 늘면서 건설기성은 5% 증가했다.
내구재를 위주로 소비가 위축된 건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소비 여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 지난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12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4% 늘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되레 감소했다. 1분기 실질소득은 3년 만에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1.6%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7년 1분기(-2.5%) 이후 가장 큰 폭 감소세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외식 등 서비스나 비내구재 소비는 회복세가 나타났지만, 고가의 제품 소비 회복은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 생산 측면에선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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