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건희 명품백 전달’ 최재영 목사 재소환…“대통령실 대화 증거 제출”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소환돼 조사실로 향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를 31일 재소환했다. 김 여사와 최 목사 간에 구체적인 청탁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등의 혐의를 받는 최 목사를 불렀다. 지난 13일 첫 조사에서 10시간 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한 이후 18일 만이다.

검찰은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청탁했다고 주장하는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 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및 사후 국립묘지 안장 △통일티브이(TV) 방송 송출 재개 △김 전 의원이 주도하는 미국 전진연방의원협회 방한 시 윤 대통령 부부 참석 등의 사안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히 최 목사는 대통령실 직원 및 당시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 직원과 통화한 녹음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청탁을 받은 뒤 대통령실 조아무개 과장을 통해 국가보훈처 사무관을 소개해줬다는 게 최 목사 쪽 주장이다.

최 목사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의 핵심은 ‘언더커버’ 취재 형식으로 각종 선물을 주고 청탁했던 것”이라며 “대통령실 과장이 보훈처 직원의 폰번호와 근무처 번호를 다 알려주는 (통화 녹취록과 문자) 내용 등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이 대가성 선물들에 대해 수사를 해야 한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 180만원 상당의 샤넬 향수·화장품, 40만원 상당의 양주 등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날 검찰은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보도한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를 약 9시간 동안 조사했다. 검찰은 이 기자에게 최 목사와 알게 된 과정, 김 여사 잠입취재 경위, 보도가 이뤄진 과정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 화장품을 전달하기 한 달여 전인 2022년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이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와 명품 가방 전달 영상 원본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전날밤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최 목사 본인이 청탁을 해보려다 안 되니 나에게 (명품 선물 제공을) 부탁했을 것”이라며 “최 목사가 그간 선물해온 것들은 김 여사의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청탁 정황 취재를 위해 명품 화장품과 가방 선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기획] 누구나 한번은 1인가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