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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국내에선 ‘눈칫밥’ 해외에선 ‘러브콜’...밖에서 대접받는 수도권 매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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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처리·관리·자원화 세계 최고 기술
개도국·다자개발은행 벤치마킹 늘어
14년간 해외서 40건 수주…온실가스 감축도 앞장


매일경제

대형 트럭이 인천시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장에 폐기물을 매립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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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매립지로 세계 최대 규모인 수도권매립지의 폐기물 처리·관리·자원화 기술을 전수받으려는 ‘러브콜’이 세계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인천발 매립지 종료 여론이 거세게 일면서 ‘눈칫밥’ 먹는 신세로 전락한 국내 분위기와 대조된다.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는 현재의 매립지를 대체할 후보지를 찾기 위해 매립 면적을 줄이고,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3차 공모안까지 마련했지만 아직까지 지원 지자체가 나오지 않고 있다.

31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04년부터 2022년까지 3만7443명의 외국인이 수도권매립지를 찾았다. 코로나19 시기(2021~2022)를 제외하면 연평균 2192명이 방문한 셈이다.

방문 외국인은 대부분 개발도상국 환경부, 재정부 등 관련 부처 장차관, 공무원, 세계은행·아시아개발은행 등 다자개발은행 관계자들이다.

폐기물 처리·관리·자원화 기술을 현장에서 확인한 이들은 자국 폐기물 처리 관련 마스터 플랜 수립, 타당성 조사, 폐기물 분야 인프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공사에 요구하고 있다.

이는 매립·자원화기술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총 40건의 해외 사업을 수주했다. 이 가운데 36건은 컨설팅을 완료했고, 4건은 진행 중이다. 주목할 점은 40건의 해외 사업 수주 금액(250억3700만원) 가운데 154억7000만원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4건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믿고 더 크고 중요한 사업을 맡기는 해외 국가·기관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배경에는 1992년부터 32년간 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2500만명의 시민이 배출하는 대규모 폐기물을 처리·관리·운영하며 쌓은 기술과 경험, 다수특허 보유 등 검증된 기술력이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전국 폐기물 매립장 운영·관리를 지원하며 매립·자원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들어만 59건의 폐기물 매립시설 법정 검사를 수행했다. 2010년 폐기물 매립시설 검사기관으로 지정된 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여기에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연구 개발한 공법 관련 특허 등 공사 보유 특허 등도 든든한 자산이다.

경제협력기구(OECD) 환경정책위원회 산하 환경성과평가 작업반은 6~7년 주기로 회원국을 상대로 한 환경평가에서 수도권매립지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국제적인 모범(2010)’ ‘친환경 위생매립·매립지 운영관리 노하우·폐기물 처리분야 기술력 높이 평가(2016)’ 등의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송병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은 “동남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 32년간 쌓아온 공사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폐기물을 처리하고 싶어 한다. 이는 우리 기술이 세계적이란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다음 달 베트남과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인데 베트남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사업 타당성이 검증된다면 ‘K-드림팀’의 매립·자원화 기술을 세계에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세계적 관심사인 온실가스 감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1월 온실가스 국제감축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정부 재원으로 온실가스 국제감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몽골 매립장 온실가스 국제감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직접 온실가스 국제감축 사업을 개발하기 위해 알제라·파나마 등 다양한 대륙·국가에 진출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온실가스 국제감축 사업은 해외에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인프라를 설치해 지원대상국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사업”이라면서 “2050 탄소중립·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가운데 국제감축분(3750만t)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추진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감축 실적을 국내로 이전받으면 2030년 산업 탄소 감축 목표 달성과 탄소배출권 판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공사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수도권은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2026년 1월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해당 지자체들은 소각장 확충과 폐기물 감량 방안 마련에 몰두하고 있지만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송 사장은 “2년 후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는데 이에 대비한 소각장 확충은 물론 수도권매립지 대체 매립지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환경정책은 정부에서 주도해 처리하고, 소각장도 각 기초단체마다 만들게 아니라 광역 소각장을 만들어 다수 기초단체가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는 서울 난지도매립지 사용이 종료된 후 1992년 대체 매립지로 조성됐다. 바다를 메운 간척지 위에 조성한 세계 최대 매립지로 전체 면적은 1600만㎡(484만평), 축구장 2300개 규모다. 4개 매립장 중 1매립장은 1992년부터 2000년까지, 2매립장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매립을 완료했다. 현재 3-1매립장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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