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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똑같은 다이아몬드인데 10분의 1 가격…“외국인도 이것 사러 한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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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 늘며 연예인도 착용해
1캐럿 넘는 고가품 수요 증가
외국인 관광객도 韓 제품 찾아
“세공 정교하고 디자인 다양”


매일경제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에 위치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 ‘ALOD(알로드)’ 매장 ‘그리너리’에 전시된 제품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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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실험실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은 가성비가 높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1캐럿 미만의 저가 제품들이 주로 팔렸지만, 최근에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품질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고가 제품 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란 연구실(Lab)에서 키워(Grown) 생산한 다이아몬드를 말한다. 탄소를 고압·고온에 장기간 노출해 제조한 것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화학·광학적으로 100% 같다.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가 들여다봐도 구별하기 힘들 만큼 비슷하나 가격은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쇼핑 성지로 떠오르면서 한국에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현재 실험실에서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등 8개 국으로,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소매 시장이 발달한 데다, 세공이 정교하고 디자인이 다양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30일 국내 유일의 자체 생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인 알로드(ALOD)는 이달 중순 브랜드 론칭 이후 처음으로 3000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 판매됐다. 이번에 판매된 제품은 총 중량 26캐럿을 자랑하는 ‘팰리스 목걸이 1캐럿 그라데이션’으로, 정가는 무려 36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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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3600만원인 알로드의 팰리스 목걸이 1캐럿 그라데이션. <알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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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제품은 목걸이 체인 전체를 다이아몬드로 세팅한 제품으로, 1캐럿 1개, 0.7캐럿 2개, 0.5캐럿 6개, 0.3캐럿 38개, 0.2캐럿 46개 등 총 93개의 다이아몬드가 빼곡히 박힌 것이 특징이다.

강성혁 알로드 대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그동안 주로 천연 다이아몬드에 비해 낮은 가격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강 대표는 “이제는 가격이 높더라도 좀 더 화려하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가성비만 추구하는 이미지를 벗고 있다”고 말했다.

알로드에 따르면 올해 판매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제품 중 크기가 1캐럿 이상이며 가격이 3백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의 판매 비중은 약 50%로,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와 품질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영향이 크다. 배우 손예진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제품을 착용하면서 인지도도 크게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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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외국 관광객들의 수요도 더해졌다. 해외에서 ‘한국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디자인이 다양하고 빼어나다’라는 사실이 알려진 덕이다.

알로드의 경우만 해도 올해 들어 전국 주요 백화점 8개 매장에서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전년대비 100% 늘었다.

또 앞서 지난 3월에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에서 국내 하나뿐인 최고가 7700만원짜리 7.67캐럿 핑크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반지가 미국인 관광객에게 판매됐다.

해당 반지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튜더로즈가든’ 컬렉션의 하나로 로이드가 국내에 단 한 개만 제작해 내놓은 제품이다. 반지 중앙에 5캐럿 로열 페어컷 핑크 다이아몬드가 자리잡고 있고 이를 2.67캐럿 상당 화이트 다이아몬드 92개가 감싸고 있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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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튜더로즈7’ 반지 제품을 낀 배우 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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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로이드 관계자는 “통역사 가이드를 동반한 외국인 관광객 고객이 5캐럿 이상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사기 위해 방문하여 구매했다”며 “국내 매장에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로이드에 따르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로이드 명동점의 경우 올해 들어 현재까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제품 구매자의 약 75%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이랜드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 ‘더그레이스런던’에서도 같은 기간 1캐럿 이상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구매한 외국인 고객 비중이 49%로 나타났다. 이들의 객단가는 내국인 고객보다 4배가량 높았다.

한편 다이아몬드 전문 애널리스트 폴 짐니스키에 따르면 2016년 약 10억 달러 수준에 그쳤던 글로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2년 약 12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리서치는 해당 시장이 2030년에는 약 499억 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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