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KT 일감 몰아주기’ 구현모 무혐의…하도급법 위반 혐의만 기소

‘현대차 계열사 고가 매입’ 윤경림 전 사장은 배임으로 기소

이른바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구현모 전 KT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고 보고 30일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같은 날 ‘현대차 계열사 고가 매입’ 의혹과 관련해 윤경림 전 KT 사장과 윤동식 전 KT클라우드 대표는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전경. /조선일보 DB

이 의혹들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용성진)는 이날 구 전 대표가 취임 직후 시설관리(FM) 업무를 계열사인 KT텔레캅을 통해 재하청하는 과정에서, 기존 4개 하청업체가 나눠갖던 일감을 KDFS 등에 몰아줬다는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간 검찰은 이런 의사결정에 구 전 대표의 지시 또는 관여가 있다고 의심하며 수사를 진행해 왔다.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신모 전 KT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이 KT텔레캅 임원에게 “KDFS에 시설관리(FM) 업무 물량을 몰아주라”고 말한 녹취파일도 확보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러한 일감 몰아주기에 구 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기소된 황욱정 KDFS 대표의 청탁 등에 따라 이뤄졌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신 전 부사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황 대표에게 “KDFS의 건물관리 일감을 늘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법인카드, 공유오피스 등 금품을 제공받은 홍모 전 KT 상무보, 김모 KDFS 본부장 등은 배임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구 전 대표에 대해 검찰은 하청업체 KS메이트 대표를 결정하는 등 계열사처럼 운영한 점에 대해서만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한다.

한편 검찰은 KT그룹이 계열사인 KT클라우드를 통해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스파크어소시에이츠(스파크, 現 오픈클라우드랩)의 지분 100%를 시세보다 고가에 사들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투자 당시 의사결정을 지휘한 윤경림 전 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윤 전 사장이 현대차 임원을 지낸 점 등을 고려할 때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배임 행위를 저질렀다고 본 것이다. 스파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동서 박모씨가 설립한 회사다.

검찰은 앞서 스파크 투자에서 ‘가교’ 역할을 한 서정식 전 현대오토에버 대표를 이 사건과 별개의 8억원대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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