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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3 (목)

44년 前 대법원도 “완전군장 구보는 가혹행위” 판결… 12사단 훈련병 사건과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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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한 중대장의 불법 얼차려 지시 끝에 훈련병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강원 인제군의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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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찰청은 30일 육군 12사단 훈련병이 군기훈련 명목으로 ‘완전군장’을 한 상태에서 ‘선착순 달리기’ 등을 하다가 쓰러져 이틀 뒤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전날(29일) 숨진 훈련병과 함께 군기훈련을 받은 다른 훈련병 5명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한다.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44년 전인 1980년 대법원이 “완전군장 구보(달리기)는 가혹행위”라는 취지로 판결한 바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사건은 중대장이 부사관에게 완전군장 차림으로 2시간 이상 연병장에서 구보를 하게 해 도중에 졸도하게 만든 것이다. 중대장은 자신이 군용물 횡령을 하는데 부사관이 협조하지 않으려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완전군장 구보를 시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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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훈련을 받다가 쓰러져 사망한 육군 12사단 훈련병의 영결식이 30일 오전 전남 나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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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생한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고도 닮은 꼴이다. 숨진 훈련병은 지난 23일 무게 20kg 이상의 완전군장을 한 상태로 구보, 선착순 달리기, 팔굽혀 펴기 등을 반복하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식의 ‘얼차려’를 40분쯤 받다가 쓰러졌다.

이 훈련병은 횡문근 융해증, 열사병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횡문근 융해증은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데 근육이 괴사하고 신장 등 장기에 치명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해당 훈련병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지난 25일 숨졌다.

당시 얼차려는 부중대장인 중위가 시작했고 이어 중대장인 대위가 현장에서 통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사당국은 중대장과 부중대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강원경찰청에 넘겼다. 군 사망 사고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이 가지고 있다.

군형법 62조에는 ‘직권을 남용해 가혹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군 검사 출신인 조덕재 법무법인YK 변호사는 “해당 중대장, 부중대장은 법에 근거한 규정을 모두 어기면서 얼차려를 부여해 직권남용에 의한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또 “1980년 대법원 판례에 나온 사건과 이번 사건이 매우 유사하다”면서 “이번 사건이 재판에 넘겨진다면 과거 대법원 판례가 참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정석 기자(standard@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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