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가톨릭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가톨릭대 간호대학과를 졸업한 82세의 김미지씨는 지난해 간호대 후배들을 위해 36만 달러(약 4억9000만원)을 기부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김미지(왼쪽 네번째)씨와 배우자 이성걸(왼쪽 세번째)씨에게 기부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감사패 전달식을 전달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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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김씨는 50여 년 동안 이민 생활을 이어왔다. 모교와 후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지난 2018년 이미 가톨릭대 메디컬 융복합 허브 ‘옴니버스 파크’ 건립에 1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선행을 베풀고 살던 그였지만 지난 2021년 갑자기 불행이 닥쳤다.
뉴욕대 로스쿨 졸업 후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던 막내딸 이은숙씨가 희귀 뇌혈관질환인 모야모야 증후군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이다. 슬픔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한달 만에 아들까지 잃었다. 30여 년 전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서울에서 사고로 척추를 다친 후 하반신 마비의 삶을 살던 아들 이영주씨는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두 자녀를 먼저 떠나보내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던 김씨는 나눔을 통한 ‘희망 전달’에 나섰다. 두 자녀를 기리기 위해 뉴욕 성바오로 정하상 퀸즈한인천주교회에 100만 달러(약 13억8000만원)를 기부한 데 이어 지난해 가톨릭대 간호학과 후배를 위해 36만 달러를 추가로 기부했다. 이전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 파크 준공 시 기부한 1만 달러와 합쳐 총 37만 달러(약 5억1000만원)를 기부한 것이다.
김씨는 “희망을 주는 것이 선배의 진정한 역할이며, 나눔을 통해 희망을 주는 선배로 기억되고 싶다”며 “이 생각을 실천하고자 기부를 결심했고, 간호대학 후배들이 훌륭한 환경에서 교육받기를 바라며 먼저 주님의 곁으로 떠난 두 남매가 기억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옴니버스 파크 3층 간호대학 3301호실을 ‘김미지 대강의실’로 명명했다.
이화성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평생을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 주신 김미지 동문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각박한 세상에서 어려운 분들의 기부는 더욱 값지므로, 그 뜻을 기려 간호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발전 동력으로 삼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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