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2 (일)

첫 노조 파업 선언…잇단 악재에 '먹구름' 낀 삼성전자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 선언 기자회견하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가 잇단 악재에 직면했습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어제(29일)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전삼노가 즉각 파업에 돌입한 것은 아니지만, 한때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던 삼성전자에서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것 자체가 창사 이래 처음인 터라 충격이 컸습니다.

노조의 파업 선언 소식이 전해진 2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3.09% 급락했습니다.

노조가 3개월여 만에 재개된 노사 간 본교섭이 파행한 지 불과 하루 만에 파업 선언을 한 것을 두고 "본교섭 파행은 파업 선언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 나오는 등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전삼노는 우선 조합원 2만 8천여 명에게 다음 달 7일 연차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상태입니다.

이를 두고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징검다리 연휴여서 연차를 냈는데 노조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도로 철회하려고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SBS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파업 선언 퍼포먼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날 기자회견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집행부가 참석하는 등 민주노총이 개입하는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만 14조 8천800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사업이 1조 9천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입니다.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데다,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타이완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는 초격차 경쟁력 복원을 위해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최근 임원들의 주 6일 근무를 확대한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반도체 사업의 수장을 기존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했습니다.

SBS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H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4일에는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하자, 삼성전자가 즉각 입장을 내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반박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원 2명이 방사선에 피폭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고, 이에 앞서 지난 24일에는 기흥사업장 어린이집 신축공사 현장에서 5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SBS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게 된 전영현 부회장의 향후 역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 부회장은 지난 21일 인사 발령과 동시에 화성 사업장으로 출근해 사업부별로 업무 보고를 받고 향후 전략 구상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당초 이번 주 중으로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취임 메시지를 내고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의지를 다지려고 했으나, 전삼노가 예기치 않게 파업 선언을 하면서 취임 메시지 내용과 시기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파업을 선언한 전삼노는 삼성전자 내 5개 노조 중 최대 규모로, DS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결성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DS 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 지급률이 0%로 책정된 직후 조합원 수가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전 부회장이 전사 차원에서의 임금 교섭과는 별개로, 노조원을 달래고 이번 파업 선언이 '반도체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HBM 5세대인 HBM3E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하는 것을 비롯해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전 부회장의 당면 과제 중 하나입니다.

최근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가 자사의 차세대 제품에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의 반도체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시사한 만큼 이 같은 기회를 살려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야 할 책임도 있습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다음 달 12∼13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AFE 포럼 2024'를 열고 파운드리 기술 로드맵과 AI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전략 등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정성진 기자 captain@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