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피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떠나고 있는 모습./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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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하마스(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단체)를 격퇴하겠다며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서 벌인 공격으로 민간인 사망이 속출한 가운데, 미국이 군사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 여론이 악화하고 있지만, 미국이 제시한 레드라인(한계선)은 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8일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전에 들어간 것을 아직 보지 못했다”며 “현재 거론할 (대이스라엘) 정책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커비 보좌관은 “탱크 한 대, 장갑차 한 대 정도로는 새로운 지상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이스라엘이 라파 중심부의 인구 밀집 지역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벌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가자지구 남단 라파 서부 해안의 난민촌을 탱크 등으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최소 21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희생 사실을 부인했지만, 이날 다수의 이스라엘 탱크가 난민촌 일대를 포격했다고 외신들이 목격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틀 전인 26일에도 라파에서 공습을 벌여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커비 보좌관의 발언은 민간인 피해가 소규모 공습에 의한 것이어서, 미국이 ‘레드라인(한계선)’으로 설정한 ‘대규모 지상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 3월 이스라엘의 라파 대규모 지상전과 이로 인한 민간인 희생 급증을 ‘레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이달 초엔 “이 선을 넘으면 일부 공격 무기와 포탄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이번 폭격을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보고 군사 지원을 철회할지 여부를 검토했으나, 결국 이번에도 이스라엘 편에 서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날 백악관의 발표로 최대 우군인 미국의 지원을 다시금 확인한 이스라엘군은 라파 공격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별도의 설명을 내고 “라파에서 민간인 희생을 막기 위해 ‘근접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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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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