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최대 수출시장 된 브라질…유럽 vs 중국 ‘관세 전쟁’ 여파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의 SUV 모델 ‘탕(Tang)’. 연합뉴스

브라질이 중국산 전기차 최대 수입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유럽 등을 피해 남미, 호주 등으로 새로운 판로를 뚫기 시작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의 4월 브라질 수출 규모가 4만163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3배 증가한 수치다.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세계 1위 기록이기도 하다.

로이터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중국산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등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보조금 조사 전후로 남미나 호주 등 비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고 전했다.

EU 집행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부당한 보조금 지원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르면 7월부터 징벌적 성격의 잠정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 여파로 중국 전기차의 유럽 지역 수출엔 사실상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

CPCA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월 중국 전기차 수입량 최대 감소 국가는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노르웨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브라질 이전에 중국 전기차의 최대 고객은 벨기에였다.

브라질은 내연기관을 포함하면 러시아에 이어 중국 차량을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올해 첫 4개월 동안 중국의 브라질 자동차 수출은 무려 536% 늘어난 10만6448대를 기록했다.

2022년 기준 인구 2억1000여명(세계 7위), 국내총생산(GDP) 1조9200억달러(세계 11위)의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은 신흥 시장으로 이전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정부가 친환경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수입 전기차에 대한 점진적 관세 부과(2026년 7월까지 최대 35%) 방침을 내놓으면서, 현지 직접 생산을 위한 업계의 투자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정의선 회장이 룰라 대통령을 직접 만나 2032년까지 친환경 및 미래 기술 분야에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 투자 방침을 공개했고, 스텔란티스를 비롯해 폭스바겐과 도요타 등도 공장 신설 또는 신규 생산라인 구축 프로젝트를 앞다퉈 내놨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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