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
지난해 고졸 청년 취업자가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졸업장만으로 직장을 찾기 어려운 탓에 취업 대신 대학 진학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27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고졸 청년(15~29세) 취업자는 전년 대비 5만3000명 감소한 168만7000명을 기록했다. 현재 방식으로 통계가 작성된 2014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있었던 2020년(-5만8000명)을 제외하면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반면 4년제 대졸(대학원 포함) 청년 취업자는 같은 기간 137만6000명에서 138만6000명으로 오히려 1만명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청년 취업자가 9만8000명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증가폭이다.
고졸 청년 취업자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등락을 반복하다 2020년 코로나 확산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각각 8만3000명, 7만4000명 늘어나는 등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일차적으로 고졸 인구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전체 고졸 청년 인구는 2022년 387만3000명에서 지난해 370만9000명으로 16만40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졸 청년 인구는 189만9000명에서 191만명으로 1만1000명 늘었다. 이는 인구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대학진학률은 도리어 높아진 결과다.
현상 이면엔 고졸 취업의 어려움으로 직업계고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늘어난 점도 맞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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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졸 취업 늘려라” 공공기관 채용 확대…취업준비금도 추진
이른 취업을 위해 직업계고에 들어갔지만, 취업이 쉽지 않다 보니 일단 대학에 진학하는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3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직업계고에서 바로 취업하는 비중은 2022년 57.8%에서 지난해 55.7%로 2.1%포인트 줄어든 반면, 대학(전문대 포함) 진학자는 45.2%에서 47%로 1.8%포인트 늘었다.
특히 산업수요 맞춤형 특수목적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를 제외하면 진학률은 50.5%까지 올라간다. 특성화고와 일반고 직업반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이다. 교육개발원 관계자는 “최근 지속적으로 직업계고 졸업자들의 취업률이 줄고 진학률은 늘어나는 추세”라며 “마이스터고는 취업 수요가 많지만, 일반 특성화고는 상대적으로 (취업 수요가) 약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계층 이동 기회를 늘리기 위해 고졸 취업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발표된 ‘사회이동성 개선 방안’엔 공공기관 신규채용에서 고졸 비중을 늘리고, 직업계고 거점학교를 확대해 맞춤형 구직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취업준비금 지원도 추진하기로 했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구조개혁국장은 “직업계고 학생은 이미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경우인데, 고졸이라는 이유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공공기관 신규채용제도를 개선하고 민간에도 확산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에 위치한 중소기업과 직업계고 간 취업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열악한 근무 조건 등으로 학생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외면하는 측면도 있다”며 “직업계고 졸업자가 양질의 중소기업을 찾아 취업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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