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동산R114가 서울 아파트 116만가구를 표본으로 가구당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구당 매매가는 12억9921만원으로 집계됐다. 전고점을 찍었던 2021년의 13억7147만원의 95% 수준이다.
2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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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값은 25만8135만원으로 전고점(2021년, 26억949만원) 대비 99% 수준으로 회복했고, 용산구도 18억6643만원으로 전고점(2022년, 18억8432만원)의 99%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초구(27억7147만원)와 종로구(9억135만원)도 전고점 대비 98%까지 회복했다. 그외 영등포구(12억9506만원)와 양천구(13억6276만원)는 전고점의 97%, 송파구(18억6473만원)는 93%까지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식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19곳의 아파트값이 전고점의 90% 이상 올라온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서울 외곽 지역인 강동구(88%), 노원구(87%), 강북구(87%), 관악구(86%), 도봉구(85%) 등 기존 고점의 80%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집값이 높은 지역부터 먼저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 2차 아파트(전용면적 196㎡)가 89억원에 팔리면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서초구 반포 자이(132㎡)도 49억2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되면서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웠고, 용산구 LG한강자이(133㎡)도 2년 전 전고점을 넘어선 33억원에 거래됐다.
일각에서는 상급지 집값이 계속 뛰게 되면, 가격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월 4주차(3월 20일 조사 기준)부터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조사인 5월 3주차(5월 20일 기준) 가격동향에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까지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0%) 전환했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전주보다 아파트값이 하락한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체적인 추세를 보면 고가 지역이 먼저 치고 나가고, 나머지 지역이 갭을 메우며 따라간다”며 “지금 가격 회복이 더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의 지역도 결국 키 맞추기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상황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차례 연속 동결한 가운데 향후 금리 인하 시점도 더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탄력을 받고 있다. 고금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비수도권 주택가격까지 안정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전셋값 상승 등의 여파로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가 늘어나며 지방 일부 지역의 집값이 완만하게 상승할 순 있지만, 미분양 문제 등으로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부동산 시장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상승장에 돌입하더라도 그 온기는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만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올라가고 있긴 하지만, 전국으로 보면 아직도 내려가는 지역이 많다”며 “지방의 주택시장은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면서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아서 올해 당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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