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은 2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미국과 한국괴뢰공군의 각종 공중정찰수단들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적대적인 공중정탐행위를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국가의 주권과 안전 이익이 침해당할 때 우리는 즉시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군 RC-135W 정찰기.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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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의 대북 공중정찰은 오래전부터 지속됐던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한·미 정찰전력이 잇따라 수도권과 서해 중부해상에 출현해 정찰활동을 하는 것이 포착되고 있다.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미 공군 RC-135U 정찰기는 지난 23일 오키나와를 출격, 서해를 따라 북상해 수도권 부근까지 비행했다.
하루 전인 22일엔 RC-135W 정찰기가 같은 경로로 북상해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방에서 정찰비행을 했다. 20일에는 다른 경로로 북상해 서울 등을 비행했다.
RC-135U는 미 공군에서 2대 뿐인 전자정찰기다. 기체에 첨단 센서를 장착해 수백㎞ 떨어진 곳의 신호 정보나 미사일 기지에서 발신하는 전자파 등 전략 정보를 수집한다.
RC-135W는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하고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를 탑재한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 RC-12X 정찰기도 지난 23∼24일 수도권 상공에서 비행했다. 지상에서 발신되는 전자정보를 수집하는 RC-12X는 북한에서 특이한 동향이 있을 때마다 빈번하게 출격하며 정보수집활동을 펼친다.
한국 공군 MQ-105K 중고도 무인정찰기와 글로벌호크 고고도 무인정찰기도 같은 기간 수도권과 인접한 전방지역을 비행했으며, E-737 조기경보기도 22일 중부지역을 비행했다.
한·미의 공중정찰이 빈번해진 것은 북한의 두번째 군사정찰위성 발사 동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위성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이 드러났다.
위성발사 준비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전파와 전자적 신호가 발신되는데, 이를 포착해 분석하면 위성과 발사체를 포함해 북한의 발사 준비동향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북한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북한 내부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정찰자산을 빈번하게 투입하면 북한으로선 쉽게 움직이기가 어렵다. 기습적 도발을 하려고 해도 이미 노출되어버린 상황에선 정치적 효과가 떨어진다.
정보유출과 더불어 자신들의 정치·군사적 행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한·미 공중정찰에 북한이 반발하는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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