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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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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해군 “中 ‘괴물’ 해경선, EEZ 깊숙이 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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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숫자 ‘5203’이 적힌 흰색 중국 해경 선박이 필리핀 보급선에 접근하는 모습. 사진 필리핀 해안경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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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초대형 경비함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했다. 필리핀 해군은 “국가 태스크포스에서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현지 매체 필리핀스타와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괴물’이라는 별칭을 가진 165m 길이의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 5901호가 전날 오전 5시께 스카버러 암초에서 93㎞ 떨어진 지점에서 포착됐다고 해군은 주장했다.

해군 대변인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준장은 “(범위가) 370㎞까지인 필리핀 EEZ를 깊숙이 침범한 것”이라며 "국가 태스크포스에서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선박이 해경 소속이었으므로 필리핀도 해경이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남중국해 해양활동 감시 프로젝트인 ‘씨라이트’(SeaLight) 국장인 레이 파월 전 미 공군 대령은 소셜미디어에 “포착된 중국 선박은 세계 최대 해안경비함”이라며 “102m 길이 해경선 5203호와 스카버러 암초 서쪽 필리핀 EEZ를 침입했다가 돌아갔다”고 말했다.

중국과 필리핀은 스카버러 암초를 포함한 남중국해 섬들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중국이 점유한 남중국해 암초에서 필리핀 민간인 선박이 중국 봉쇄망을 뚫는 데 성공하자 발끈한 중국 해경이 남중국해 해역에 침입하는 외국인을 체포하기로 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필리핀 매체 마닐라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이 영유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불법 침입하는 외국인을 체포할 권한을 해경에 부여했다.

기존에도 해경은 범죄 용의자를 구금할 권한이 있었지만, 중국이 해경의 용의자 구금 관련 절차를 상세히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필리핀 민간단체 ‘아틴이토(타갈로그어로 ‘이것은 우리 것’) 연합’이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영유권 주장을 위해 대규모 민간인 선단을 보낸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 단체가 암초에 있는 필리핀 어선에 물자를 보급하고 필리핀 영유권 표시 부표를 띄우겠다며 상선 5척과 소형 어선 100여척으로 구성된 선단을 보내자 중국 측은 해경선 등 최소 46척의 선박을 동원해 이들의 스카버러 암초 진입을 막았다.

하지만 이 단체는 지난 15일 선발대 10명이 탄 배 한 척이 중국의 봉쇄망을 뚫고 암초 인근에 도착, 필리핀 어선에 물자를 전달하는 ‘중대한 성공’을 거뒀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스카버러 암초와 주변 해역의 중국 영유권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 필리핀을 압박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2016년 제한된 수의 필리핀 어민의 스카버러 암초 출입을 선의로 허용했다며 “필리핀이 중국 선의를 남용해 중국 영토 주권과 법 관할 지역을 침해할 경우 우리 권리를 지키고 법에 따라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와 관련된 책임과 후과는 오직 필리핀 측이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도 전날 필리핀 사관학교 졸업식에서 필리핀 영토를 침입하는 자들에 맞설 것이라고 대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우리 영토의 온전성을 존중하지 않는 침입자들에 맞서 우리는 우리의 것을 강력히 수호할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또 한 인터뷰에서 중국 해경의 남중국해 침입 외국인 체포 방침에 대해 “완전히 용납 불가능하다”면서 “언제나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조치든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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