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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삼성, 'HBM 엔비디아 테스트 통과 아직’에 화들짝… "끝날 때까지 끝난 것 아냐"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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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납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파장을 낳았다. 주가까지 출렁이자 삼성전자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서둘러 진화했다.

삼성전자의 HBM 엔비디아 납품이 어떤 의미를 가지기에 주목을 받는 것일까.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세계일보

삼성전자 5세대 HBM 12단 첫 실물 공개.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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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벌어졌나

로이터통신은 24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 HBM가 발열과 전력 소비 등 원인으로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2% 넘게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도 1% 이상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즉각 반박문을 내고 “삼성전자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특정 시점에서의 테스트 관련 보도는 당사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긴박 대응 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강자지만,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처진 상태다. 현재 전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약 50%, 삼성전자가 30∼40%, 미국 마이크론이 20∼30%를 차지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독점으로 엔비디아에 4세대 HBM3와 5세대 HBM3E를 공급하고 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은 것으로, 인공지능(AI) 칩에 필수적이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SK하이닉스의 HBM은 올해는 물론 내년 물량도 완판됐다.

삼성전자도 5세대 HBM3E의 엔비디아 납품을 추진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한 것도 HBM을 포함한 미래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납품이 무산되면 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우려가 크다. 삼성전자로서는 ‘비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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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테스트의 의미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고 납품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다. 당초 로이터통신이 보도에서 ‘failing(실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YET TO PASS(아직 통과 못 함)’이라는 단어로 변경한 것도 이 때문이다.

HBM은 고객사가 원하는 규격에 맞춰 생산해야 하는 고객 맞춤형이다. 한번 완제품 납품이 불량이면 공급할 수 없는 일반 제품과 개념이 다르다.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완성된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예를 들어 설명하면, 엔비디아가 성능 등 원하는 기준의 HBM을 제시하면 삼성전자가 샘플을 완성해 전달한다. 엔비디아는 실제 AI칩에 탑재해 원하는 퍼포먼스가 나오는지 확인한다.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의견을 제시하고, 삼성전자는 그에 맞춰 회로 변경 등 작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엔비디아가 원하는 HBM이 완성되면 대량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로이터통신에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의미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의 한 부분일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업계에서는 ‘fail(실패)’ 개념이 없다”며 “최종 제품 완성을 위해 실제 작동환경에 맞춘 개선 작업이 계속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또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 방문해 HBM3E 제품에 ‘젠슨 승인(JENSEM APPROVED)’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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