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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사설] 北 휴전선 장벽에 푸틴 초청까지… 자멸 부를 도발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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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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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행위가 끝이 없다. 군당국에 따르면 최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부근에 콘크리트·벽돌 등을 동원해 담벼락을 세우고, 땅을 파고, 도로를 건설하는 등의 작업 모습이 우리 측 감시 자산에 포착됐다. MDL과 북한군 최전방 부대 철책선 사이에 장벽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MDL 북쪽에 장벽을 세우려는 것인지, 일부 지점에 경계·방호시설을 짓는 것인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한다. 오물풍선과 북한군 MDL 일시 침범에 이은 도발로, 정전 협정을 어긴 것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북한의 마이웨이식 도발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엊그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그간 480만개의 포탄을 담을 수 있는 컨테이너 최소 1만개를 러시아에 보냈고, 탄도미사일도 수십기 보낸 것으로 한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으로 간다면 북·러 간 더욱 긴밀한 안보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대북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대놓고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선 지 오래됐지만 도발이 날로 노골적이어서 우려스럽다.

이번 주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가면 우려대로 북·러 간 군사적 지원과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공산이 크다. 그만큼 ‘위험한 거래’도 많아질 수밖에 없어 걱정이다.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방러 이후 러시아가 다양한 군사기술을 북측에 이전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최근 북한이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엔진도 러시아 기술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칫하다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이전도 우려해야 할 판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어제 폐막된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북·러 간 군사협력 증가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한 것도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북한의 잇단 도발 행보는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한반도 긴장 수위를 단계별로 끌어올려 미국 대선 이후 대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미·대남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러시아까지 나서 ‘노골적 후원자’가 되어주니 도발에 거침이 없다. 하지만 종국에는 고립을 자초하고 자멸을 부를 뿐이다. 도발을 멈추고 굶주리는 주민을 돌보는 것만이 김정은 정권이 살 길이다. 당국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고 북·러 간 위험한 거래에는 외교력을 총동원해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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