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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금)

카드 소득공제도, 3년 육아휴직도 무산 위기…국회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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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소득공제, 육아 휴직 확대부터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까지…. 경제를 살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 민생 법안이 29일 임기를 마치는 21대 국회에서 무더기 폐기 위기에 몰렸다. 정쟁에 한창인 여야가 5월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가져가면서다.

24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이 1만6393건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 정부가 올 초부터 추진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소득세법 개정안 등 입법 과제가 모두 국회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해 있다. 4월 10일 총선 이후 한 달 여 시간이 있었지만, 여야 견해차로 소위원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뒤로 밀렸다. 28일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될 운명이다.

중앙일보

김주원 기자


폐기를 앞둔 법안 상당수가 민생 법안이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언급한 대책이 주를 이룬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부 한도를 연간 2000만원(총 1억원)에서 연간 4000만원(총 2억원)으로 늘리고, 비과세 한도도 200만원(서민·농어민 400만원)에서 500만원(서민·농어민 1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등록한 지 10년 이상 지난 노후 자동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살 경우 개별소비세를 70% 감면해주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 한 해 전통시장 소비액 소득공제율을 80%로 올리고, 전년 대비 5% 이상 늘어난 상반기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20%로 상향하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이밖에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 새벽 배송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를 완화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 등도 국회에 발이 묶였다.

2040 젊은 층의 관심이 많은 저출산 관련 대책도 불발 위기다. 부모가 자녀당 1년씩 최대 2년까지 쓸 수 있는 육아 휴직을 자녀당 1년 6개월씩 3년 동안 쓸 수 있도록 늘리고,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대상 자녀 연령을 기존 8세에서 12세로 확대하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국가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법안도 ‘소화불량’인 경우가 수두룩하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반도체 등 국가전략시설 투자액 세액공제를 2030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K칩스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AI 개념을 규정해 산업을 키우고, 규제의 틀을 잡는 AI 기본법도 국회에 멈춰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재정준칙)도 국회 관심 밖이다.

다만 원자력 발전 연료로 쓴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를 저장·관리하는 시설을 만드는 내용의 특별법은 이번 국회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이 고준위방폐장특별법을 받는 대신 해상풍력 특별법 등을 처리하기로 여당과 잠정 합의했다”며 “상임위 개최 일정을 합의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안 통과 시 임시 저장시설이 포화하는 2030년부터 차례로 원전 가동을 멈추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법안 폐기 시 30일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입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은 돼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역대 국회를 보면 총선 이후 새 국회가 열리기까지 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형준 배재대(정치학) 석좌교수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에서 야당이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일명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나 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 등 쟁점 법안부터 밀어붙일 전망이라 주요 경제 법안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비교적 여야 이견이 작은 법안부터 최대한 연말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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