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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관세전쟁 격화, 현대차·기아 전기차 득실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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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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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미국과 중국간 전기차 관세전쟁이 격화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당장 미국에서 중국과의 직접적인 경쟁은 피하게 됐지만 유럽, 동남아 등 다른 시장에선 경쟁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해외 생산체제를 강화하고 기술 격차를 최대한 빨리 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8월 전기차와 반도체 등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급격한 관세 인상 조치를 일부 발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행정부는 앞서 지난 14일 중국산 수입품 180억달러(약 24조6000억원) 규모의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100%로 인상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유럽연합(EU)도 중국산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연례 정책 연설에서 "중국의 막대한 보조금으로 중국의 전기차 가격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며 역내 생산자 보호를 위해 징벌적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 따르면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자동차 표준세율 10%를 초과하는 관세 부과를 위해 최대 13개월간 반보조금 조사를 진행한다. 관세 부과 대상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도 포함되면서 유럽 내 중국산 배터리의 점유율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폭탄을 퍼붓기로 한 배경은 위기에 빠진 자국의 자동차 산업 때문이다. GM,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전동화 경쟁력은 BYD 등 중국업체 대비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국의 자동차 산업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항할 힘이 생길 때까지 관세로 시간을 벌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BYD에 전기차 왕좌 내준 테슬라…"일단 관세로 막자"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지난 4월 보고서를 내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전기 자동차 생산국의 본거지이지만 전기차 시장의 낙오자"라며 "2016년까지만 해도 미국은 중국보다 도로에 더 많은 전기차를 운행했지만 이제 중국이 앞서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60%가 중국산이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공급망도 지배하고 있다. 미국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시장의 왕좌를 중국 BYD에 내줬고,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맞서 중국 상무부도 고배기량 수입차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미국과 EU 등 수입산 폴리포름알데히드 혼성중합체(POM)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중국은 올해 초부터 프랑스산 코냑 등 수입 브랜디 반덤핑 조사도 시작했다.

전기차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간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면서 현대차‧기아가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미국시장에서 토요타 등 일본브랜드들은 하이브리드 판매에 집중하고 있고, 미국브랜드의 전동화 경쟁력은 현대차‧기아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까지 완공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만 없다면 테슬라와 '투톱'을 완전히 굳힐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지난 22일 현대차의 주가는 50년 만에 최고가(27만7000원‧종가 기준)를 달성했다.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 수소 사업 확장, 2분기 호실적 전망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전문가 "당장 나쁠 건 없지만 풍선효과 우려"…'초격차' 시급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남아 등 미국을 제외한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는 중국브랜드에 밀리고 있다"며 "핵심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 중국차가 들어오지 못한다면 현대차‧기아에게 나쁠 게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생산된 유럽 브랜드의 전기차들도 미국에 판매되지 못하기 때문에 현대차‧기아의 경쟁강도가 높아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풍선효과 발생으로 글로벌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기차 보급속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는 시장에선 중국 브랜드들이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글로벌 각 시장에서 현지생산체제를 강화하면 높아지는 무역장벽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에 전기차를 팔지 못하는 중국이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되면 현대차‧기아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외생산체제 강화와 함께 가격 경쟁력과 기술 격차를 최대한 빨리 벌려놓는 게 중요하지만 과거의 개발방식으로는 시장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판매 라인업 다양화,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체제 구축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를 테슬라와 함께 선택지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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