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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간호사들 "21대 국회서 간호법 제정 안되면 PA 시범사업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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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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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간호사들이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정부가 진행 중인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23일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전국 간호사 2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국회와 정부의 간호법 제정 약속 미이행 시 강력 투쟁 선언문'을 채택했다.

탁영란 간협회장은 대국회성명서를 통해 "간호법안은 21세기와 2024년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임을 명명백백하게 천명한다"며 "더 나아가 간호법안을 반대하는 자와 지연시키려는 세력은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그리고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탁 회장은 여야 국회의원을 향해 "국민들 앞에 한 간호법안 제정 약속을 지켜달라"면서 "22대 국회가 열리고 의대 증원이 부른 의료 상황이 해소되면 간호사들은 또다시 범법자로 내몰리게 된다. 간호와 관련된 법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과중한 업무와 불법에 간호사들이 내몰리는 열악한 상황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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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회장은 의사협회에 대해선 "의정갈등이라는 황당한 국면을 만들어놓고, 고통 속에 신음하는 환자를 나 몰라라 팽개치고, 병원을 뛰쳐나간 스스로의 과오에 반성하지 않고, 국민들 건강을 더 잘 보살피고, '노인돌봄·간호사 처우개선'을 지향하는 간호법안에는 무조건 반대한다"며 "반대하기에 앞서 스스로 기억상실, 양심불량이 아닌지 성찰부터 하길 권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간호법 통과를 위한 마지막 기회인 오는 24일과 27일에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면, 간호사들의 강력한 대 정부 투쟁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에 간호사들이 투쟁에 나선다면, 그동안의 의사 파업 등으로 인한 의료대란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물결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탁 회장은 "간호사들은 간호법 없는 정부 시범사업을 전면 보이콧하고 모든 협조를 중단하고, 간호법이 폐기되면 법적 보호장치가 없는 모든 의료 관련 조치를 즉시 중단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즉시 만나서 일정을 협의하라. 미이행에 따라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양당 원내대표와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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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협 손혜숙 제1부회장은 대국회호소문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환자 곁을 지킬 것이라 선서했던 간호사가 지난 2년 동안 국회 앞 여의도 길을 지켜야 했던 이유와, 봄의 꽃샘 추위와 한여름의 뙤약볕, 가을의 스산한 바람과 겨울의 눈보라 속에서도 국회 앞에 모이고, 하루도 빠짐없이 1인 시위를 전개한 이유를 아는가"라며 "전국 65만 간호인이 간절하게 염원한 간호법안 제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제1부회장은 "의료법에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떤 업무를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아무 것도 정하지 않은 모호한 '진료의 보조' 때문에 의료현장의 간호사는 의료기관장으로부터 불명확한 업무를 무분별하게 지시받고 수행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며 "우리가 다시 시작한 4번째 도전이 끝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전국 17개 지부와 10개 산하단체를 대표해 대국회호소에 나선 대구광역시간호사회 서부덕 회장은 "지금 현장의 간호사들은 매우 지쳐 있다. 이렇게 소진돼 가면서도 현장을 떠날 수 없는 간호사를 외면할 것인가"라며 "간호사들은 필요할 때만 쓰고 버려지는 소모품이 아니다.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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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국회 앞 의사당대로를 가득 메운 간호사, 발령 대기 중인 신규간호사, 간호대학생 등 2만여 명은 간호사를 상징하는 흰색 상의를 입고 21대 국회는 간호법안을 즉각 통과시켜라 의료공백, 간호사가 지켰더니 범법자가 왠 말이냐 제정하라, 간호법, 통과시켜라, 간호법 국민 곁을 지키자, 간호법 투쟁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간호사를 소모품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의 'NO! TISSUE! 간호법 약속을 지켜라'와 간호법안 제정을 통한 의료개혁 성공을 담은 '국민 곁을 지키기 위해 간호법 투쟁'이 적힌 피켓을 들고, 21대 국회 임기 내 간호법안 제정을 재차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간호사들은 시민들에게 간호법안 제정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국민의힘 당사와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행진에 나섰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휴지를 한 장씩 뽑아서 버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경상남도간호사회 남정자 회장은 "국민을 위해 더욱 전문적인 간호를 제공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오늘 대한민국 의료의 현실이다. 국민의힘이 21대 국회 내에 간호법안 제정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한 전북특별자치도간호사회 신은숙 회장은 "국회가 지금껏 소모적인 정치싸움에 매몰돼 국민의 건강을 돌보는 일을 외면한 것은 아닐 것이라 믿고 싶다"며 "이제 간호사들의 믿음에, 국민의 명령에, 국회가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간호협회는 오는 24일과 27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과 국회 앞에서도 간호법안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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