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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주황빛으로 변한 알래스카 강물…“지구온난화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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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알래스카 북부 브룩스 산맥 근처를 흐르는 강물이 주황빛으로 변해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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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깨끗하고 투명한 것으로 유명했던 미국 서북단 알래스카의 강들이 녹이 슨 것처럼 주황빛으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북극 일대의 기온이 올라 해빙이 녹으면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북극 일대의 기온이 올라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토양 속에 갇혀 있던 철과 구리, 아연, 카드뮴 등 광물이 밖으로 빠져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물이 산소와 반응해 색깔이 변하고, 이런 성분이 강물에 녹아들면서 인공위성 사진으로도 차이가 확연이 보일 만큼 강물의 색이 변했다는 것이다. 북극 일대는 지구 전체에서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이다.

연구를 이끈 브렛 포울린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한 것으로 알려졌던 강들 일부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뜻밖의 결과가 확인되고 있다”면서 “이런 강물이 다른 강과 섞이면서 해당 광물들은 수상 생태계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에 따르면 주황빛으로 물드는 현상은 2018년에 처음 관찰됐다. 당시 과학자들은 알래스카 북부 브룩스 레인지 일대의 강들이 수정처럼 맑았던 예년의 빛깔과는 완전히 다른 옅은 주황색으로 변한 것을 발견했다. 그후 1년 안에 코북 밸리 국립공원의 아킬리크 강 지류에서는 토종 어류 2종이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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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북부 브룩스 레인지 일대 강물. 2017년에는 투명했던 강물이 2018년에는 주황빛으로 변하고 있다. 과학저널 ‘네이처’ 논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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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울린 교수는 “조사 결과 강물이 주황색으로 변하면 먹이 사슬의 필수 토대인 강 바닥의 대형 무척추동물들과 생물막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현상은 어류의 서식지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화변색’이라고 불리는 이같은 현상은 토양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녹는 7~8월 한여름에 일어나는 계절적인 현상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알래스카, 캐나다, 러시아 등 극지방을 포함한 영구동토 지대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발견되면서 과학자들은 장기적인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드월 기후연구센터의 북극 연구자인 스콧 졸코스는 “이 지역은 지구 나머지 일대보다 온난화 속도가 최소 2∼3배는 빠른 곳”이라며 “이런 방식의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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