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2일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진은 전날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는 김씨.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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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경찰 조사에서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런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 음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도로에서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사고후미조치·범인도피방조 등)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도 이날 오후 김씨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로 운전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으로 가중처벌하는 죄다.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수치가 나와야 하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달리, 사고 당시 운전자가 음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면 성립한다.
김씨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김호중은 오는 23~24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법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을 24일 낮 12시로 정함에 따라 같은 날 오후 8시 시작인 공연은 개최가 불투명하다. 김씨는 심문이 끝난 뒤 구치소에서 대기해야 한다. 심문은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다.
김씨는 21일 경찰 조사에서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식당과 유흥주점 두 곳에서 술을 마셨다”며 “식당에서는 ‘소폭(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1~2잔, 유흥주점에서는 양주는 마시지 않았고 소주만 3~4잔 등 총 10잔 이내의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공연을 앞두고 있어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사고 경위와 관련해서도 “음주 영향이 아니라, 휴대전화와 블루투스 페어링 조작을 하다 순간 실수로 사고를 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김씨가 만취 운전을 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하지만 그가 조사에서 이와 배치되는 진술을 하면서,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 신청을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드마크’ 공식 등을 활용해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계산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추후 음주운전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직적인 사건 은폐 혐의를 받는 소속사 관계자의 구속영장도 함께 신청했다. 이광득 대표에게는 범인도피교사 혐의, 소속사 본부장 전모씨는 증거인멸 및 범인도피교사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이 대표는 매니저에게 김씨 대신 경찰에 거짓 자백을 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5일 경찰 조사 직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내가 지시했다”고 밝혔다. 전 본부장은 최근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사고 당시 탔던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삼켰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한편, 전날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몰래 출석한 김씨는 “취재진 앞에 서고 싶지 않다”며 조사가 끝나고도 6시간 동안 귀가를 거부하다가, 오후 10시41분쯤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고 한 뒤 귀가했다.
이보람·조문규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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