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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전재산 내놓고 떠난 홍계향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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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노점상 등으로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해 '유산 기부 성남 1호'에 이름을 올린 홍계향 할머니(90)가 세상을 떠났다.

홍 할머니는 10년 전인 2014년 6월 "내가 죽은 후 성남 지역 저소득 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자신이 사는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소재 4층 규모 주택(현재 시세 12억원 상당)을 기부했다. 홍 할머니는 '행복한 유산 기부 성남시 1호'로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름을 올렸다.

1934년 부산에서 태어난 홍 할머니는 21세가 되던 해에 결혼한 뒤 상경해 김·미역 노점상, 폐지 줍기를 전전하며 타향살이를 했다.

어렵게 생계를 이어오다가 성남에 정착한 건 49세 때인 1983년도다. 지하철 청소, 액자 공장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해 돈을 벌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마련한 것이 2002년부터 별세 전까지 살았던 4층 주택이다.

내 집을 마련해 사는 동안 슬하에 하나 있던 딸이 2010년 질병으로 죽고, 치매를 앓던 남편마저 2013년 12월 별세했다. 유산을 기부할 당시 홍 할머니는 "성남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라고 했다. 이후에도 홍 할머니는 노인 일자리 사업과 자원봉사활동 등을 부지런히 해오다 지난해 9월 낙상 사고로 왼쪽 다리뼈가 골절돼 수술 후 재활치료를 받아왔다. 올해 2월엔 오른쪽 다리뼈마저 골절돼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병원에서 생활했다.

[성남 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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