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4 (화)

'난기류 아수라장' 싱가포르항공기…"사람·물건 휙휙 날아다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기내

"나와 아내는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고, 통로를 걷던 일부 승객은 공중제비를 돌았어요."

극심한 난기류를 만나 2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 비상착륙한 런던발 싱가포르항공 SQ321편 여객기에 타고 있던 영국인 제리 씨가 전한 끔찍한 비행 기억입니다.

아들 결혼식 참석을 위해 여행 중이었다는 그는 BBC에 "비행기가 급락하기 전 경고가 없었다"며 "가족 중 아무도 죽지 않은 것이 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영국 승객 앤드루 데이비스 씨는 "끔찍한 비명과 '쿵'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며 "공중에는 물건이 날아다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는 커피를 뒤엎었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난기류가 심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승객 자프란 아즈미르 씨는 "갑자기 비행기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들이 천장으로 튀어 올랐다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탑승자들이 머리에 큰 상처가 나거나 뇌진탕을 입었다"며 "휴대전화와 신발도 날아다녔다"고 로이터에 말했습니다.

방콕에 비상착륙한 여객기 외부에는 별다른 사고 흔적이 없지만, 공개된 사진을 보면 기내는 완전히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비상용 산소마스크가 주렁주렁 천장에 매달려 있고, 바닥에는 음식과 수하물을 비롯한 온갖 물건이 쏟아졌습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다쳤습니다.

사망자는 73세 영국 남성이며,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됩니다.

여객기가 비상착륙한 방콕 수완나품공항 측은 부상자 중 7명은 중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객기에는 승객 211명과 승무원 18명이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인 탑승자도 1명 있었으나, 부상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항공 고춘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SQ321편에 탑승했던 승객과 승무원 등 143명을 태운 대체기가 오늘 아침 싱가포르에 도착했다"며 "방콕에는 승객 79명과 승무원 6명이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방콕에 남은 탑승자들은 부상자 외에 가족 등 일행이 포함됐으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싱가포르항공은 덧붙였습니다.

전날 싱가포르를 향해 고도 1만 1천300m에서 순항하던 사고 여객기는 이륙 약 10시간 후 미얀마 인근 안다만해 상공에서 5분 만에 9천400m까지 급하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고, 기장은 의료 비상상황으로 판단하고 방콕에 비상착륙했습니다.

일기예보서비스 아큐웨더(Accuweather)는 "항로에서 빠른 속도로 발달한 뇌우가 극심한 난기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아큐웨더는 "뇌우는 종종 시속 100마일(약 161㎞)의 강력한 상승 기류를 동반한다"며 "항공기 바로 앞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기장이 대응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비상착륙한 여객기는 16년 된 보잉 777-300ER 기종입니다.

싱가포르 당국은 태국으로 사고 조사 담당자를 보냈습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도 사고 조사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사진=네이션 SNS 캡처,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