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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번에도 어설프게 물러나면 다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전공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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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식 기자]
라포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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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처분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직 전공의들은 그 정도 각오를 하고 병원을 나왔다며 복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지난 21일 KBS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복귀하지 않은 것에 처분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다만, 언제 할 것인지, 처분의 수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이 각자 합리적 이성에 근거해서 판단과 결정을 내리고 복귀하는 용기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사직 전공의들은 정부의 처분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A대학병원 전공의 대표는 지난 21일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전공의들은 복지부가 언급하는 처분에 대해 전혀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 그런 협박이 수차례 있었기도 했지만, 이미 그 정도 각오를 하고 병원을 나왔다. 나도 구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핸드폰 번호도 바꾸고 병원을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현 사태가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여러 번 건넜고, 기회 비용도 많이 날아갔다"며 "전공의들은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3개월 정도 월급도 끊기고, 가정이 있는 전공의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이유는 이미 모든 것을 걸고 각오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전공의들은 2020년 파업을 경험했던 세대들이다. 나도 당시 본과 4학년이었고, 현재 4년차 전공의들은 당시 인턴이었다. 과거 치열한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도 어설프게 물러나면 다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포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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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와 관련해 의료계에서 총파업을 언급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지난 3월 26일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면허정지나 민형사 소송 등으로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 중 한 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B대학병원 전공의는 "전공의들이 모든 걸 걸고 싸우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의료계가 총파업을 언급하면 국민 여론이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다"며 "큰 틀에서 보면 의대 증원 등 의료정책에 대한 의-정 싸움일 수 있지만 현재 보건복지부는 의사협회가 아닌 전공의를 상대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전공의 문제에 의료계가 총파업을 꺼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총파업에 나설 경우 복지부는 업무 개시명령을 내릴텐데, 그 대상은 의료기관 개설자이기 때문에 개원의들은 이를 거부하면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개원의가 면허정지를 당하면 직원 월급과 임대료 등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정부로부터 두들겨 맞고 돌아가버리면 그나마 남아있던 마지막 카드마저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협을 비롯해 선배 의사들은 전공의들을 위해 보조를 맞춰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며 "전공의들은 과거 파업 경험을 통해 현 사태에 교수들과 개원의들이 (병원을)나오지 않는 이유를 잘 알고 있고,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는 별로 없다. 선배 의사들이 경제적 도움을 주거나, 밥 한끼 사주면서 안부를 물어봐주는 것만으로도 전공의들은 위안을 받는다"고 전했다.

한편 의협은 오늘(22일)로 예정된 '전국 의사 대표자 및 확대 임원 연석회의'에서 전공의 피해 대응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의협 관계자는 지난 21일 "내일 열리는 연석회의에선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 및 위원 선정 등을 논의하려고 한다"며 "아울러 전공의나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될 경우 어떤 해법을 강구할 지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총파업) 등을 감안하고 있고, 사실 하고 싶다. 내일 회의가 끝나면 조금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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