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0년 구형 받은 습격범 “자연인 이재명에 미안”

지난 1월4일 부산 연제구경찰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해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김아무개(67)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차량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구속 기소된 김아무개(68)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21일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용균)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10년 동안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 대표인 피해자의 공천권 행사 및 출마를 막으려고 한 중대 선거 범죄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한 정치적 테러 행위인 점, 장기간에 걸친 준비 하에 이뤄진 철저한 계획범죄인 점, 흉기를 휘둘러 피해자에게 치명상을 입힌 범죄로 죄질이 무거운 점,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도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는 수사기관 진술 등을 통해 ‘가성비 있는 맞교환’을 언급하거나 독립투사, 논개로 자신을 비유했다. 재판에서도 구국의 일념, 열사로 평가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범행이 정당하고 정치적 명분이 있었다고 하면서 자신의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지 않은 피고의 행위는 가중 처벌받아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정치적 입장이 변함없는 것과는 별개로 본 사건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자연인 이재명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 법치주의를 믿고, 더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국민과 힘을 모아 대응해야 했었다는 원론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 사건으로 놀란 이재명 가족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 여러 국가기관 행정력을 낭비하게 한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선고 공판은 7월5일 열린다.

김씨는 지난 1월2일 오전 10시2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부산시 신공항추진단장으로부터 가덕도신공항 상황 설명을 듣고 이동하던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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