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트맨-3 150여기 실전배치
"미사일 기지 감시·첩보 우려"
적성국 토지소유 금지법안 확산
미국 와이오밍주에 위치한 세계 최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기지인 프랜시스 E. 워런 공군기지의 정문 모습.[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정부가 군사기지 인근에 위치한 중국기업에 대해 토지 강제매각 및 철거명령을 내렸다. 미국 와이오밍주에 위치한 프랜시스 E. 워런 공군기지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기지로 알려진 곳이다. 양국간 핵무기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군사기술 및 기밀 반출을 우려해 중국 정부를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도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중심으로 핵무기 보유량을 대폭 늘리고 있어 미중 간 핵군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백악관 "120일 내로 토지 매각하고 철수하라"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백악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랜시스 E. 워런 공군기지에서 1마일(약 1.6km) 반경에 위치한 중국 기업 마인원 파트너스 소유의 토지에 대해 매각 명령을 내리고 운영 중인 특정 장비에 대한 철거 명령을 내렸다. 마인원 파트너스는 120일 이내로 토지를 매각해야 한다.
마인원 파트너스는 중국 정부가 일부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가상화폐 채굴 기업이다. 미 공화당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이 미 공군기지 앞에 토지를 소유하는 것 자체가 안보에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논란이 있었는데 백악관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민감한 군사기술, 기밀 등이 적성국에 넘어갈 위험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백악관도 "전략 미사일 기지 인근에 감시 및 첩보 활동 가능성이 있는 외국 장비가 존재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며 토지 매각 강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각 주에서 중국을 비롯해 적성국 기업 및 개인들이 미국 토지를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키고 있는 분위기 속에 나왔다. 지난해 미국 15개주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됐고 올해는 20여개 주에서 적성국 국적 외국인의 토지 구매를 제한하는 법이 제정, 혹은 개정 추진 중이다.
세계 최대 핵탄두 발사장, 프랜시스 E. 워런 기지
프랜시스 E. 워런 공군기지 내 미사일 발사대에 실전배치된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의 모습.[이미지출처=미군 제90미사일 비행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특히 이번에 백악관이 직접 중국 기업 퇴출 명령을 낸 프랜시스 E. 워런 공군기지는 세계 최대규모의 ICBM 발사기지로 유명한 곳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핵무기인 미니트맨-3 미사일 150기 이상이 실전 배치돼있다. 미국 내 배치된 핵무기 등 전략미사일 운용을 담당하는 제20공군의 본부가 위치한 곳으로 제90미사일비행단이 미니트맨-3 미사일을 운용 중이다.
현재 미사일 운용 및 지원 헬기부대 등 약 3000여명의 병력이 이곳에 주둔하고 있다. 냉전 종식 이전인 1980년대 말에는 6000명 이상의 병력이 주둔했고 지금보다 많은 미사일이 배치됐었지만 냉전 종식 이후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체결한 이후 2000명 수준까지 병력이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증강됐다. 이처럼 전략 핵미사일이 대량 집결된 기지인만큼 군사정보와 기밀 유출에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다.
中 신장위구르에 대규모 핵탄두 미사일 기지 설치…군비경쟁 치열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이 중국을 경계하는 데에는 중국 역시 핵군비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동남부에 위치한 뤄부포호 핵실험장에서 지난해 말부터 핵실험 재개 움직임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이곳은 중국이 1964년 첫 핵실험을 벌인 곳으로 1996년 중국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에 가입한 뒤 핵실험 중단을 선언한 지역이다.
중국은 지난해 핵탄두 숫자를 500기 이상으로 늘린 상황. 중국의 핵탄두 숫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직후인 2013년 250기 정도에서 지난해 500기를 넘어섰으며, 현재 속도대로 증강하면 2030년까지 1000기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전체 핵탄두 보유수는 미국(5244기)과 러시아(5889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 미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각종 미사일 숫자가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NYT는 "중국은 미국에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핵전략 확충을 위해 2016년부터 로켓군을 신설했으며 ICBM 뿐만 아니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