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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캐나다서 운전할 때 벌금 폭탄 피하려면…한국엔 낯선 그들의 교통법[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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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상황, 어린이 보호가 무엇보다 우선순위

양쪽 귀에 이어폰 꽂고 운전해도 범칙금 부과

뉴스1

캐나다 뉴브런즈윅주 멍크턴 에버그린지구의 교차로에서 'STOP'신호를 보면 우선 멈춘 후, 먼저 도착한 차가 먼저 출발하는 모습이다. 2024.05.14/ ⓒ 뉴스1 김남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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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동차'는 제2의 집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필수품이다. 대중교통이 편리하지 않고 땅이 너무 넓기 때문에 차가 없이 생활하는 것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불편함이 따른다.

이민자들은 처음에 차 없는 생활을 경험하고는 한다. 나도 처음에는 차를 바로 구매할 수 없어서 한 달간 뚜벅이 생활을 해봤던지라, 그 불편함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차가 생기자마자, 운전면허증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신나게 운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캐나다의 도로교통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운전하다 보니, 처음에는 많은 실수를 했다. 처음에는 이 친절한 캐나다인들에 "당신 죽으려고 환장했냐!" 같은 느낌의 욕도 많이 들었고, 신경질적으로 '빵빵' 울리는 클랙슨 소리를 들은 적도 비일비재했으며, 진짜 사고가 날 뻔한 적도 많았다.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STOP' 표지판이다. 캐나다에서는 운전하다 보면 큰 도로가 아닌 이상 신호등이 거의 없는데, 대신 동네를 운전할 때 골목길이나 교차로에는 'STOP' 표지판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표지판이 설치된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은 '최소 3초간 정지한 후 출발'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벌점 3점 및 110달러(약 15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여러 대의 차량이 동시에 정지한 상황에서는 교차로에 먼저 진입한 순서대로 통과한다. 배려심 깊고 친절한 캐나다인들은 교차로에서 서로 먼저 가라고 양보하다가 오히려 뒤에 차가 밀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캐나다에서 운전하면서 가장 무서운 순간은 비보호 좌회전이다. '좌회전하고 싶은데 좌회전 신호가 없다?' 큰 도로에서 마트로 진입하기 위해 좌회전해야 하는 상황에 무척 당황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내 차 뒤로는 내 차 뒤로 직진하려던 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캐나다의 도로는 기본적으로 비보호 좌회전이 허용된다. 초록불일 경우 맞은편에서 오는 차가 없거나, 또는 빨간불로 바뀌기 전 주황색 신호일 때 좌회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선권은 반대편 직진 차들에 있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

빨간불일 때는 차가 없더라도 좌회전하면 안 된다. 큰 도로에서는 항상 차량이 많은 편이라 좌회전하기가 쉽지 않다. 반대편 도로에 차가 오지 않는 순간의 기회를 잡아야 하므로 늘 긴장하고 떨린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는 스쿨버스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캐나다 교통 법규에 따르면, 스쿨버스에서 아이들이 승하차할 때 버스에서 비상등이 켜지면서 'STOP' 표지판이 나온다. 이럴 때 왕복 2차로에 진입한 차량은 스쿨버스를 지나쳐서는 안 되며, 스쿨버스 뒤에 따르던 차는 절대 앞지르기를 하면 안 된다. 우선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태우거나 내려줄 때까지 정차해서 기다려야 한다.

처음에는 이 규칙을 몰라 그냥 지나치다가 스쿨버스 기사에게 욕을 먹었다. 그때는 "모를 수도 있지. 너무하네"하고 투덜댔지만, 운이 좋았던 경우였다. 스쿨버스 기사가 운전자를 신고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만약 신고가 들어갔다면 벌점 6점과 최대 2천 달러(약 200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했을 것이다.

어느 날 큰 도로에서 운전할 때, 나는 모세의 기적처럼 차들이 일제히 갈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 등 긴급 차량이 사이렌을 울리거나 불을 켜고 지나갈 경우, 운행 중인 차들은 중앙선을 기준으로 최대한 바깥쪽 차선으로 이동해 공간을 확보해 주고 도로 위에 정차해야 한다. 이런 상황은 다른 나라의 교통 법규와도 비슷하지만, 얼마나 지키느냐가 문제인데 캐나다 사람들은 이 규칙을 철저히 지킨다.

산만한 운전에 대한 규정도 있다. 나는 운 좋게 아직 걸리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운전 중에 습관처럼 했던 행동들을 캐나다에서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 사실 이런 것들까지 교통 법규로 정해져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산만 운전은 운전에 방해되는 대부분의 행위를 지칭한다. 전자기기 사용 행위, 화장, 음식이나 음료 먹기, 애완동물 만지기, 양쪽 귀에 이어폰 꽂기 등이 해당한다. 적발 시 368달러(약 36만 원)로 매우 높은 편이다. 아직은 하늘이 날 도왔지만 안전 운전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사항들이다.

아직 경험은 없지만 주행 중 경찰의 단속을 받을 때는 즉시 도로 가장자리에 차를 세워야 한다. 차량이 정차한 뒤에는 절대 차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되며, 두 손을 자동차 핸들 위에 올려놓고 기다려야 한다. 경관이 도착하면 지시에 따라 창문에 운전면허증, 차량 등록증, 자동차 보험증서를 제시해야 하며, 벌금 딱지에 불만이 있으면 법원에 가서 이의 신청을 해야 한다.

캐나다에 오는 한국인은 양국 간의 협정 덕분에 별도의 시험 없이도 한국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고 쉽게 캐나다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교통 법규를 모른 채 쉽게 운전대를 잡게 되면 벌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고, 큰 사고가 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zziobe10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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