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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조지아서 반대 시위에도 '러시아식 언론 통제법'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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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원국 가입에 악영향" 경고…의회 토론때 여야 난투극

연합뉴스

조지아에서 '외국 대리인' 법안 반대 시위
(트빌리시 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조지아 수도 브틸리시에서 시위대가 유럽연합(EU)·조지아 국기를 앞세워 '외국 대리인' 법안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05.14 photo@yna.co.kr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흑해 동부 옛 소련 국가 조지아에서 러시아와 유사한 언론·비정부기구(NGO) 통제법이 14일(현지시간) 의회를 통과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집권 여당인 '조지아의 꿈'이 밀어붙이고 있는 이른바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 법안이 이날 의회의 3차 독회(심의)에서 찬성 84표, 반대 30표로 가결됐다.

이 법은 전체 예산 가운데 20% 이상을 외국에서 지원받는 언론과 NGO는 '외국 권력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으로 간주해 '외국 대리인'으로 의무 등록하게 하고 이를 어기면 벌금을 내게 하는 것이 골자다.

집권당은 "해외 자금 조달의 투명성 증진이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친러시아 정권이 2012년 러시아가 비슷한 법안을 제정해 반체제 인사를 탄압했던 것을 본떠 국내 민주인권세력을 탄압하려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이 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인구 370만명의 조지아를 휩쓸었다.

지난해 12월 조지아에 후보국 지위를 부여했던 유럽연합(EU)은 이 법안이 조지아의 EU 가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조지아가 EU에 가입하려면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과 민주주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지아의 꿈은 지난해 이 법안을 통과시키려다 전국적인 반대 시위 등 국내외에서 거센 역풍이 일자 철회했다가 최근 재추진에 나섰다. 이 법은 지난달 17일 1차 독회, 지난달 30일 2차 독회에 이어 이날 마지막 3차 독회까지 통과했다.

친유럽 성향인 무소속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의회 내 다수당인 조지아의 꿈이 표결을 통해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로 할 수 있다.

이날 의회에서는 법안에 관해 토론하는 동안 여야 간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옛 소련의 일원이었던 조지아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해왔으나 정치권에선 최근 수년간 친서방 대 친러시아 노선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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