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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보정심 회의록' 찬찬히 보니…반대 1명도 '단계적 2천명 증원'은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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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심서 5명 명백히 찬성…이의 제기 아무도 없어

2000명 증원 반대 4명도 의대 증원 자체에는 찬성

경실련 6000명, 소비자단체 3000명 등 증원 요구도

"의사 부족, 국민 피부로 느껴…복지부 할 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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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지난 12일 서울 시내의 의과대학 모습. 2024.05.12. hw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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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관련 제출 자료를 전격 공개한 가운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비롯해 2000명 증원에 찬성하는 자료가 다수 확인되면서 오히려 정부 정책 추진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10일 보정심 회의록을 포함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관련 근거 자료와 회의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후 지난 13일 의료계 법률 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는 정부 자료들을 언론에 공개했다. 복지부의 경우 법원 판결 전 자료 공개가 공정한 판단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 자료들을 공개한 이 변호사는 "2000명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누군가 결정한 숫자"라며 "복지부 장관이 보정심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요식절차만 거친 후, 기자회견에서 발표해버렸다는 너무나 충격적인 사실이 만천 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의대 증원 2000명을 심의·의결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2월6일 약 1시간 가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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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월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4.02.06. kmx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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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을 보면 위원장인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 방안,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추진 방안, 의대 입학 정원 확대 방안 등을 보고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공개된 회의록에서 '위원 3'은 "최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으로 맞춘다면 3000명은 증원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위원 5는 "2000명 정도의 증원 인원은 학교에서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위원 6은 "2000명 증원한다는 건 수급 현황에 따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정하며 합리적인 수급 관리를 하겠다는 것에 대해 대비가 충분하다고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위원 7은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찬성을 드리고, 적정 수준의 증원을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위원 9는 "저는 오히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며 "10년 내에 추가로 최소 2000명 이상 늘어야 그나마 부족한 부분들을 해결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처럼 속기록에 의하면 2000명 증원에 명확하게 찬성 입장을 밝힌 위원은 5명이다.

반면 "2000명 증원 발표에 대해 굉장히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 위원 1은 "일정 규모로 증원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5년도에 한국의과대학협회가 제시한 350명, 많으면 그 2배인 700명 정도를 증원 규모로 제시했다.

위원 2도 "2000명 너무 많다"면서도 "상당 규모의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적정 증원 규모로는 500~1000명을 제안했다.

위원 4는 "의약분업 때 줄어든 정원부터 시작해서 필요한 인재들을 다 생각했을 때, 제가 생각했던 규모는 약 500~1000명 사이, 거의 700명 정도가 맥시멈(최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말씀하신 상황(2000명 증원)은 모든 것의 이슈를 덮어버릴 것 같다는 우려를 많이 한다"고 했다.

위원 10은 "단계적 증원이라면 수긍할 분들이 많을 텐데 2025년 바로 하겠다고 하면 실행을 하는 데 있어서 난관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00명 증원에 반대한 위원은 이 같이 4명인데, 이들 모두 의대 증원에는 찬성했고 1명은 단계적 2000명 증원에 찬성한 것이다.

위원 8과 11, 13은 증원 여부에 대해 찬반을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고 위원 12는 정부 측 인사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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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과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입학정원 증원의 근거 및 과정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2024.05.13.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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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들의 논의 후 위원장이 "3가지 안건은 복지부 안대로 의결하고자 합니다. 이의 없으십니까?"라고 묻자 위원들은 "예"라고 답했고 추가 이의가 없어 복지부 안대로 의결이 됐다.

한편 이날 의료계가 공개한 자료 중 대한종합병원협의회가 정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보면 의대 증원 등으로 매년 3000명씩 5년 간 의사를 늘리자는 의견을 제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최소 1000명 이상,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3000명 이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3000~6000명의 의견을 제시했고, 한국소비자연맹은 시민 74.8%가 의대 정원 3000명 증원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제출했다.

송기민 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은 "복지부가 자기 할 일을 다 했다"며 "의사가 부족하다는 건 국민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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