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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VIP 격노’ 증언에 ‘김계환 녹취’까지…짙어지는 수사 외압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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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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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순직사건’ 조사 결과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회의에 참석했던 인사의 ‘대통령이 역정 냈다’는 증언이 알려지면서 격노설은 의혹을 넘어 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격노를 전제로 해병대 간부와 나눈 대화의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의 출발점이 뚜렷해지면서 격노와 함께 내놓은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과 맥락 등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 공수처, 녹음 파일 확보





공수처는 23일 김 사령관이 한 해병대 간부와 ‘윤 대통령 격노설’에 대해 전화로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김 사령관이 해당 파일을 삭제했지만,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복원했다. 공수처는 대화 상대방이었던 해당 간부로부터 ‘김 사령관이 윤 대통령 격노설에 관해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확보한 두 사람의 통화 녹음 파일 역시 서로 ‘격노설’을 알고 있는 것을 전제로 나눈 대화 내용이었다고 한다.



공수처는 이런 통화 내용과 진술을 확인한 뒤 지난 21일 김 사령관을 불러 추궁했지만 김 사령관은 관련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사령관과 박정훈 대령과의 대질 조사도 시도했지만, 김 사령관은 끝까지 대질을 거부했다. 김 사령관은 앞서 국회는 물론 위증죄로 처벌이 가능한 박 대령의 군사재판에서도 브이아이피 격노설을 공개적으로 부인해왔다. 이 때문에 김 사령관이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면 박 대령과의 대질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김 사령관은 “해병대에 더 큰 상처”가 된다는 이유로 공수처의 대질 조사를 거부해 브이아이피 격노설에 무게가 실렸다.





■ 격노, 위법소지





‘격노’로 상징되는 대통령의 직접적인 수사개입은 불법행위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군사경찰직무법 등을 보면 각 군 참모총장(해병대의 경우 해병대 사령관)에게 소관 군사경찰에 대한 일반적인 지휘·감독 권한이 있다. 국방부 장관이나 대통령은 개입할 권한은 물론 일반적인 지휘권도 갖고 있지 않다. ‘군사경찰부대가 설치되어 있는 부대의 장은 직무 수행의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하라’는 군사경찰직무법 시행령의 규정도 대통령 수사개입의 위법성을 키운다.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은 군사경찰부대·수사부서의 장(이 사건에서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실제 실무상 군사경찰이 사건을 민간 경찰로 이첩할 때 수사단장이 최종 결재권자이며, 장관 등은 결재 라인에 없다는 점이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이런 해석에 근거해, 박정훈 대령 쪽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어진 권한을 넘어서 이첩 보류 지시를 내렸다고 보고 있고, 이를 지시한 자가 윤 대통령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대통령에게는 국군통수권만 있을 뿐, 해병대 수사단 수사에 대한 지휘권한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직권 없으면 남용도 없다’는 논리다. 따라서 혐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려면 정확한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파악하는 게 필수다.





■ 격노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브이아이피 격노설은 이 사건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의혹이다. 실제 ‘격노설’ 이후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 때문에 이후 수사는 윤 대통령의 격노가 채 상병 순직사건 처리 과정을 얼마나 부당하게 왜곡했는지를 밝히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국가안보실이 ‘격노’ 이후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에 내린 지시가 밝혀질 필요가 있다. 지난해 8월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사건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해오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시원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의 역할에 대한 규명도 필요하다.



한겨레는 지난해 7월31일 윤 대통령 참석 회의 때 나온 구체적인 발언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회의 참석자들에게 여러차례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정환봉 배지현 오연서 신형철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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