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과 주가조작 개입 의혹 등을 다룬 지난 2월25일 문화방송(MBC) ‘스트레이트’ 방송 장면. 이 방송은 선방위에서 ‘관계자 징계’를 받았다. 문화방송 유튜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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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불러 조사했다. 최 목사 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현재까지 검찰은 김 여사 조사 시기나 방법 등은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13일 최 목사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2시간 넘게 조사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한 최 목사는 “사건의 본질은 디올(디오르)백 수수가 아니라 대통령 권한을 이용하고 사유화한 것이다.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분인 걸 알아서 조금이나마 국민에게 알려드리기 위해 언더커버 형식으로 김 여사를 취재했다”며 “아무것도 받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12시간가량 조사를 마친 뒤 이날 밤 9시42분께 귀가했다. 그는 ‘직무 관련성에 대한 질문이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당연히 있었다”며 “저는 제가 알고 있는 것, 소회를 충분히 밝히고 사실관계를 확인해줬으니 판단하는 건 검찰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명품 가방 이외에 다른 선물에 대해서도 질문했다며 “모든 것, 제가 건네준 선물의 의미, 어떻게 전달했으며 왜 전달했는지 그런 것을 다 소상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유튜브 방송 서울의소리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크리스챤 디올 가방을 건네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고,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최 목사도 보수 성향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해 최 목사는 제보자이자 피의자가 됐다. 이날 검찰은 최 목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경위뿐만 아니라, 주거침입 등 최 목사를 상대로 제기된 의혹들도 물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재영 목사가 13일 오전 소환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넨 혐의(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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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유투브 방송 등을 보면, 최 목사는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 이전 당시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대북정책 조언을 하기 위해 김 여사에게 먼저 접촉했다고 한다. 최 목사는 고향(양평)이 같고 김 여사 부친과의 인연이 있다는 점을 들어 김 여사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윤 대통령 당선 후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5월10일 신라호텔 외빈만찬에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이후 외교부로부터 초청을 받아 외빈만찬에서 김 여사를 처음으로 대면했다.
이후 6월20일 최 목사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위치한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김 여사와 약 2시간 첫 면담을 하면서 취임축하 선물 명목으로 약 180만원 상당의 샤넬 향수와 화장품 세트를 선물했다. 최 목사는 서울의소리 방송에서 “(김 여사가) 대화를 하다가 전화를 받는데 ‘금융위원으로 임명하라고요?’ 이런 대화를 하면서 뭘 적고 (통화를) 마무리하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최 목사는 이를 ‘인사청탁’ 전화로 보고,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상의해 녹음 준비를 마친 뒤 같은해 9월13일 다시 김 여사를 다시 만났다고 한다. 이때 최 목사는 손목시계에 부착된 몰래카메라로 디올 가방을 전달하는 상황을 촬영했다. 영상에는 김 여사가 “저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끊어지면 적극적으로 남북문제에 제가 나설 생각이다. 윤석열 정부가 잘 해내서 통일돼서 대한민국이 성장되고 우리 목사님도 저랑 크게 할 일 하시고…”라고 발언한 장면이 담겼다. 이후 2023년 11월 서울의소리는 해당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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