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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50살 무명 여가수에 한국인 눈물바다”...K팝에 밀린 일본 ‘국뽕’ 한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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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MBN 예능 ‘한일가왕전’ 소개
한국서 우타고코로리에 호평 일일이 모아
“日 대중문화 이제서야 완전 개방” 주장


매일경제

눈의꽃을 부르는 우타고코로 리에. [MB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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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한일 양국 가수들이 출연해 실력을 뽐내는 예능프로그램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일본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부 일본 언론은 유튜브 등에 올라온 자국 가수들의 영상에 달린 한국 시청자들의 호평을 일일이 전달하며 주목하고 있다.

가수들의 실력과 글로벌 인기면에서 J팝이 K팝에 밀리는 상황이 계속되자 자존심이 상했던 차에, 자국 가수가 한국에서 대중적 인기를 끄는 모습에 그들의 소위 ‘국뽕’ 심리가 자극받은 모습이다.

13일 일본 산케이신문(산케이)은 지난 7일 막을 내린 MBN 예능프로그램 ‘한일가왕전’에 대해 비중 있게 보도했다. 산케이는 ‘한일가왕전’ 이 첫 회 11.9%로 시작해 꾸준히 10% 전후를 유지했고 마지막회 15%가 넘는 이례적 시청률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한일가왕전’은 방영기간 동안 6주 연속 지상파-종편-케이블 포함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산케이는 특히 ‘눈의 꽃’ 등을 열창했던 50세 일본인 가수 우타고코로 리에의 인기를 집중 조명했다. 이 신문은 우타고코로 리에에 대해 “21살때 3인조 그룹 보컬로 데뷔해 노래가 TV광고 등에서 흘러나온 적도 있으나 오랫동안 히트곡이 없었다. 지금은 남편과 라이브 연주가 가능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가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조회수 260만회를 훌쩍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거나 “일본어를 배워 팬레터를 쓰고 싶어졌다” “이런 실력파를 방치하다니 일본 가요계가 잘못했다”는 등 한국 시청자들의 찬사어린 반응들을 전했다.

우타고코로 리에는 산케이 신문에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것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라며 “언젠가 한국어 노래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우타고코로 리에 이외에도 ‘한일가왕전’에 출연했던 일본인 가수들은 국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다른 일본인 출연자 스미다 아이코는 ‘긴기라기니 사리게나쿠’ 곡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관련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300만뷰에 육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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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신문은 한국인 일본 전문가를 인용, 일본어로 부르는 일본가요가 한국 안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울려 퍼지게 된 사실이 놀랍다고 평하기도 했다. 국내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김대중 정권 때인 1998년 이뤄졌다. 하지만 이후로도 한국 방송사들이 강한 국내 반일정서를 우려해 일본 음악을 다루는 것을 자율적으로 규제해왔고, 지금에 와서야 일본 대중문화가 한국에서 완전한 형태로 개방되게 된 셈이라는 게 이 신문의 주장이다.

이 신문은 “반일 이미지가 강한 한국에서 한일 대결이라는 설정에도 당당히 일본인을 응원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변화한 한일관계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했다.

또 최근 일본 가수들의 한국 내 인기가 ‘트로트 열풍’과 관련이 있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일본 엔카를 원조로 한국이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트로트가 폭넓게 인기를 끌면서, 비교적 반일감정이 강한 50대 이상 세대들도 일본 문화를 편견없이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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