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최모(25)씨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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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서울 강남 한복판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명문대 의대생 사건을 검찰에 넘기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한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4일 최모(25)씨를 살인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한다고 13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 6일 오후 4시쯤 서울 서초구의 15층짜리 한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 A씨(25)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5시 20분쯤 건너편 건물에서 “한 남성이 투신하려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최씨를 구조했다. 이후 최씨가 부모님과 통화 후 “복욕 중이던 약이 든 가방을 두고 왔다”고 말해 현장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피를 흘리며 숨진 A씨를 발견,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최씨는 8일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법원 판단에 따라 구속됐다. 구속기간은 오는 15일 만료된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최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정황이 잇따라 포착됐다. 최씨는 범행 2시간여 전 경기도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범행에 쓸 흉기를 샀고 범행 과정에선 피해자의 경동맥을 노렸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자창에 의한 실혈사’라는 소견이 나왔다. 또한 최씨는 혈흔이 옷에 튈 것을 예상해 미리 옷을 준비해 범행 후 갈아입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최씨 측 변호인은 지난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이 끝난 뒤 “오랜 기간은 아니지만, 범행을 계획한 것은 맞다. 우발 범행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씨도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고 한다.
관심을 모았던 최씨 대상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R-L)가 경찰 수사단계에서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지난 10일과 11일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프로파일러(범죄행동분석관)를 투입해 각각 3시간, 1시간 30분가량 최씨와 면담했다. 13일에는 전날(12일)에 이어 이틀째 최씨에 대한 면담 없이 진술 등 사건 관련 자료 분석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사이코패스 검사가 필요하다고 최종 결정되면 최씨 동의를 거쳐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양한 자료를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수년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 한 명문대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최씨의 이름과 얼굴 등 구체적인 신상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경찰은 최씨의 신상 공개로 피해자에 대한 정보까지 퍼질 수 있다는 유족 우려 등을 고려해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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