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연구 보고서
“중국산 20%관세 올리면, 韓 등 수출증가”
“부품관세 올릴땐 韓·EU 생산비용 늘어”
美 관세폭탄, 한국 기업에 결국 위협으로
중국 비야디(BYD)의 모델들이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린 2024 오토차이나에서 전기차 차량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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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상향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 한국에 이익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하지만 관세가 전기차 대신 부품을 겨냥하면 한국이 손해를 볼 것이며, 미국의 대중 관세 폭탄으로 결국에는 교역량이 감소하고 중국의 저가 제품이 미국 말고 다른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한국 기업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최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과 세계 나머지 국가들이 중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세를 20% 인상할 경우 이들 국가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
중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출 감소량을 지역별로 보면 일본 59.6%, 한국 60.2%, 미국 62.9%, EU 53.4%, 세계 나머지 국가 60.3%로 나타났다.
중국의 수출 감소는 다른 국가의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 미국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13.6% 늘면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다음은 한국 10.0%, EU 7.8%, 일본 4.6%로 나타났다.
수출 증가 덕분에 일본(4.6%), 한국(7.5%), 미국(6.5%), EU(7.8%)의 국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이 늘었다. 생산이 증가하면서 이들 국가의 전기차 부품 생산이 2.0∼2.9% 증가하고, 이들 국가의 중국산 전기차 부품 수입도 1.6∼4.0%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의 거시경제 효과를 추산한 결과, 중국 소비자의 복지가 26억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일본은 1억2500만달러, 한국은 1억7300만달러, 미국은 7억900만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U는 6억1500만달러 감소하는데 이는 수출 증가 효과보다 관세로 인한 효율성 감소가 더 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세계 모든 국가가 중국산 전기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20% 올리는 시나리오도 가정했는데 이 경우 중국의 전기차 부품 수출이 23.9% 감소했다. 반면 다른 국가들의 전기차 부품 생산이 크게 늘었는데 증가율은 일본 23.1%, 한국 37.9%, 미국 22.1%, EU 43.8%로 집계됐다.
그런데 중국산 부품 관세가 다른 국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별로 달랐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전기차 생산이 각각 2.7%, 1.9%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과 EU에서는 각각 4.1%, 11.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강화가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전기차 부품 수출이 줄면서 중국 내 전기차 생산에 사용하는 중국산 부품의 가격이 낮아졌고 이에 따라 중국의 전기차 수출 가격이 0.06% 감소한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국가들의 전기차 수출 가격은 증가(일본 1.8%, 한국 3.6%, 미국 2.0%, EU 4.8%)하는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는 부품 수입 비용이 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국의 전기차 수출이 탄력을 받는데 지역별 수출 증가율을 보면 일본 19.3%, 한국 20.0%, 미국 18.0%, EU 13.5%다.
보고서는 중국산 부품 관세로 중국 소비자의 복지가 36억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보다 약 10억달러가 크다. 일본과 미국의 소비자 복지는 각각 4억6300만달러, 2억7900만달러 증가하고, 한국과 EU는 각각 5200만달러, 3억8500만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폭탄 관세에 맞서 중국도 보복관세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미국의 전기차 관세 상향과 관련해 “중국은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자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나라에 똑같은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으로 관세법을 개정한 바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물리면 한국 업체는 단기적으로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다른 분야로 관세 전쟁이 확전되면 한국도 손해를 피하기 어렵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공급망은 매우 복잡하다. 한국은 배터리를 비롯해 각종 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하는데 부품 관세가 올라가면 한국산 전기차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전기차와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목희 기자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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