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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러 “하르키우 5개 마을 점령”…우크라 무기 부족 틈타 대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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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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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가 있는 북동부 일대에 대대적인 공세를 퍼붓고 있다. 러시아군은 11일 하르키우주(州) 5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지연되는 사이 러시아가 지상전에서의 우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대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10, 11일 양일간 하르키우가 있는 북동부 지역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후 러시아 국방부는 11일 하르키우주의 플레테니우카, 오헤르체베, 보리시우카, 필나, 스트릴레차 등 5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도네츠크주 케라미크 마을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3월 5선 확정 뒤 자국 영토를 보호할 ‘완충지대’를 우크라이나 내에 구축하라고 지시한 지 2달 만이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하르키우주의 이지움, 쿠피안스크 등을 점령했고, 같은 해 9월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퇴각했다. 러시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올린 셈이다.

러시아군의 최근 공격은 ‘세버’로 불리는 신규 군대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규모나 특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갑 보병 부대 중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아직 마을 점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올레흐 시네후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최근 24시간 동안 30여 개 마을이 러시아군의 박격포 등 포격을 받았다. 접경지 거주민 1775명을 대피시켰다”고 공개하며 전황이 불리해졌음을 인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을 방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공격’보다 ‘방어’가 우선이라는 점을 시인했다.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주, 도네츠크주 등 주요 격전지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 내 정쟁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약 반 년 간 중단된 여파와 무관하지 않다. 미 민주당과 공화당의 합의로 최근 610억 달러(약 84조 원) 규모의 지원안이 승인됐지만 미국의 무기와 탄약이 북동부 최전선에 도달하려면 상당한 시차가 있다.

집권 당시 푸틴 대통령과 ‘브로맨스’를 과시했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재집권할 가능성도 우크라이나에게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트럼프 측 자문 기관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기 어려운 교착 상태에서 미국은 무기를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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