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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지선·대선 끌어갈 국힘 새 대표, 용산에도 직언할 수 있어야"[fn이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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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대담 = 정인홍 정치부장·부국장
정당의 최대 목표는 정권 창출
민심과 다르게 흘러간다면
"이렇게 하면 선거에서 진다"
소신있게 말할 인물 필요
비대위, 보수 재정비에 주력
전당대회 8월말 전에는 치를 것
尹대통령 2주년 기자회견 적절
여론 반영하되 국정방향은 지켜야
'채상병' 검·경 수사 일단 신뢰
미진한 부분 있다면 특검해야
추경호 원내대표, 민생해결 적임자
대야협상에서도 큰 역할 기대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르면 7~8월께 선출되는 차기 당대표에 요구되는 리더십 중 하나로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에 '이렇게 하면 선거에서 진다'는 얘기를 직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종 선거에서 표를 먹고 사는 정당 특성상 최대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민심과 괴리돼 잘못된 국정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과감히 소신발언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황 비대위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당대표는 '단 한 번의 선거라도 지면 나는 옷을 벗는다'는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장 올해부터 각종 보궐선거를 비롯해 2026년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굵직한 선거일정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현행 국민의힘 당헌상 '차기 대선(2027년 3월) 후보경선에 출마하려면 1년6개월 전(2025년 9월)까지 모든 선출직 당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차기 당대표는 지방선거 전에 그만둬야 한다. 다만 황우여 비대위에서 이 규정이 유연하게 개정될 가능성은 있다.

파이낸셜뉴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집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현안 인터뷰를 갖고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시기를 비롯해 비대위 성격, 역할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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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황 비대위원장은 최근 개최 시기를 놓고 논란이 이는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 "민주당이 8월에 하니 그것보다 늦을 순 없다. 그렇다고 8월 말은 아니다"라며 "(전대 시기를) 미리 얘기하면 약속을 못 지켰다, 사심이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해 늦어도 7월 중 개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비대위의 핵심 역할에 대해선 △유일한 정통 보수정당으로서 보수 정체성 재정비 △고강도 당 쇄신 틀 마련 △내부 통합·화합 추진 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대 범야권이 주도하고 있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선(先)검경 수사-후(後)특검 판단'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경찰과 경찰이 (수사를) 지금 하고 있지 않은가.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그 대신 너무 지연되지 않도록 (수사를) 성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황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어떻게 봤나.

▲언론을 보니 (평가가) 나쁘게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자주 소통을 하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아주 적절했다고 본다. 특히 국정방향은 우리가 굳건히 지켜야 된다. 국민 여론에 의해 다소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기조는 잘 지켜져야 한다. (대통령께서) 이번에 국민들께 잘 호소하신 것 같다. 언론과의 소통을 강조하시겠다고 했는데, 저도 늘 그 점을 중요시해왔다.

―채 상병 특검에 대한 견해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에 따르겠다고 하시는 (대통령) 말씀이고, 그야말로 국민 눈높이에 맞춰 우리가 해야 되겠다는 말씀이다. 다만 지금 우리 검찰과 경찰은 신뢰해야 한다. 어느 정도는 국정의 기본이기 때문에 그런 데서 미진하거나 문제점이 있다고 할 때는 특검 해야 된다고 본다. 그 점에서는 우리 당도 입장을 같이하는 것이다. 그날도 그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안하겠다 거부하겠다고 보지 마시고 검찰과 경찰이 지금 하고 있지 않은가. 조금만 기다려달라. 다만 너무 지연되지 않도록 성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4·10 총선 참패에 대한 민심은 어떻게 보나.

▲전반적으로 이번 총선 패배는 복합적이지만, 4.5% 정도 졌다고 한다. 그동안 180석은 하나의 철옹성이자 장벽으로 생각했다. 그 이상에서 승패가 갈리지 않기 때문에 180석 이내에서 (여야가) 협치하는 구도인 것이다. 그런데 180석이 깨지면 그냥 무력화돼 버린다. 다음 선거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법독재가 시작되면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하지만 9대 1이 되더라도 (거대야당은 참정권을 행사한) 10%를 존중해야 한다. 국회의사당 지붕이 동그랗듯 정반합에 변증법적인 국면을 도출해내는 것이 정치다. 4년 뒤에는 심판으로 연결되기에 민주당이 유념하고 잘하리라고 본다.

―본인이 왜 비대위원장으로 발탁됐다고 보나.

▲'한비자'에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말이 있다. 우리 동양에서는 절대로 노인의 지혜를 무시하지 않는다. 우리 후배들이 어떻게 하면 될까 불안해할 때, 늙은 사람을 불러다 놓으면 화를 입더라도 더 낫다. 한창 활동해야 하는 사람들이 흠이 되면 안 되니까 여러 가지 의미에서 (경륜 있는 노마가) 나서는 것이 좋다. 나는 더 이상 뭘 바랄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까 제 소신껏, 사심 없이 할 것이다. 선당후사라고 하는데, 정당은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시기는.

▲6월 말로 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6월 말로 하려면 역산했을 때 5월 20일에는 모든 것이 확정돼야 한다. 그런데 5월 20일이 되려면 후보들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여러 가지 모든 정치적 계산이 끝나야 된다. 또 당헌당규 수정하느냐 문제를 확정하고 선대위를 꾸리는 것까지 하면 어떻게 한 주 만에 하는가. 민주당이 8월에 한다길래, 그것보단 늦을 수 없다고 했다. 8월 말이냐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비대위에 맡겨달라. 원내대표 선출도 일주일이 늦어졌다. (전당대회 시기를) 미리 얘기하면 약속을 못 지켰다, 사심이 있다고 해석이 될 수 있다. 후보들이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얘기를 안하는 것이 낫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쇄신과 개혁도 해야 한다. 나는 단 하루를 하더라도 할 건 한다. 당무에는 제한이 없다. 민생도, 당 개혁도 포함하고 (총선)백서도 만들어야 한다. 비대위는 선관위가 아니다. 비대위는 비상대권을 부여받은 당 최고위원회의를 대체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내가 만약 그걸 안 따르면 당헌 위반이 된다. 나는 뚜벅뚜벅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비대위가 추진하는 개혁의 방향은.

▲먼저 보수 정체성의 재정비를 하겠다. 우리는 유일한 정통 보수정당이다. 우리가 외연을 넓힌다는 말을 하는데, 우리 것을 버리고 (다른 당 또는 세력으로) 옮겨가서 그쪽에 합세하거나 영입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것을 굳건히 하고, 이것을 통해 (중도나 반대파를) 설득해 나가는 것이다. 소금이 맛을 잃으면 길거리에 버려진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되면 국민이 우리를 버릴 거고, 새로운 당을 만들 것이다. 보수가 뭐냐에 대해선 각자 개념이 다를 수 있다. 종교를 개혁할 때도 다시 신교를 정리하고, 사도신경(使徒信經·교회 공동체에서 기본적으로 믿어야 할 교의를 요약 정리한 것)을 만든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순교의 목숨을 바치겠냐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당도 이 가치를 치키기 위해 다시 한번 (보수 정체성을) 정리해봐야 한다. 당헌당규에 들어가 있지만 시대에 맞게 다시 한번 정리를 하자는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의 성격은.

▲우리 당의 대표나 후보를 뽑느냐 하는 문제에서 우리 당원에 못지않게 국민의 영역이 있다. 우리를 지지하는 교육자, 공무원, 소상공인, 경제인 중에서도 입당을 꺼리는 분들이 상당수 있다. 정당론에서는 이런 분들을 당우(黨友)라고 한다. 이 영역의 의견은 무시하면 안 된다. 역선택 방식으로 한 다음 당우 영역에 들어가는 분들은 반영하는 것이 옳지 않으냐는 의견이 있어 제가 당대표 때 (전대 룰을) 7대 3으로 타협해서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당비도 내고 행사도 참여하는 기존 당원들이 불만이 생긴다. 비대위로서는 어느 것이 맞고 그르다는 것보다는 당의 입장을 잘 정리해야 하는 여러 단계가 있다. 결국 당헌당규 개정의 문제다. 이번에 할 수 있겠냐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지, 일주일 만에 한다고 하면 비대위원장이 한 것으로 돼 버리기에 굉장히 위험하다. 우리가 지체 없이 성실하게, 신중하게 해서 당대표가 선출되어야 한다. 당대표는 우리 당과 국민의 지지를 받아가며, 우리 당원만이 뽑았더라도 국민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차기 당대표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정당은 선거를 치르는 기구다. '국민의 뜻이 이거다'라고 해서 정부와 대통령께도 말씀을 드리는 역할도 있지만, 그 평가는 선거에서 나타난다. (국민은) '정당이 잘했으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책임을 인수한 기구라고 보기 때문에 당대표는 다음 선거에서 성공할 수 있는, 노련하고 의지가 분명한 분이 사심 없이 와서 해줬으면 한다. 지방선거든 대선이든 다음 4년은 선거의 해다. 이번에 뽑히신 당대표는 정말 책임이 무거운 분이고, 그 선거 결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분이다. 하나라도 지면 옷을 벗는다는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대통령께서는 이러면 안 된다. 이러면 선거에서 진다'는 얘기를 당대표가 해야 한다. 원내대표에게도 '국회 운영을 그렇게 하면 우리가 선거에서 진다'는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책임이다.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추 원내대표는 훌륭한 분이다. 지금 제일 시급한 것이 민생이고 경제인데,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다. 많은 의견을 수렴해야 하겠지만, 자기 자신이 벌써 준비가 돼 있는 분이다. 대야협상에서도 훌륭한 분이다. 오랜 공무원 생활을 주로 대야 관계와 상관있는 기획재정부와 총리실에 있었다. 기본적 노하우가 다 있으실 것이다. 예산을 갖고 야당과의 접촉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원내대표 임무는 당의 결속과 화합, 대야 협상과 협치를 잘 이끌어내야 한다. 두 가지 지점에서 아주 잘해주시리라 믿는다.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해선 당이 어떻게 해야 하나.

▲수도권 선거는 전국 선거가 이기면 이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도권을 무시하면 안 된다. 수도권에 대한 대책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전국(민심)에 대한 대책이고, 국민에 대한 대책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념적으로 보수 가치를 분명히 하고, 우리의 노선을 (반대파에게) 설득해야 한다. 또 시대가 바뀌니 국민의 생각이나 수요가 다르다. 그것을 자꾸 받아들여야 한다. 정책은 우리가 앞서서 제시해야 한다. 국제정서나 시대변화, 시대정신 등을 잘 담아서 현명하고 납득이 되는 해답을 제시할 때 중도층은 물론 민주당 지지자들도 우리를 지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 황우여 위원장 약력 △77세 △인천 △15·16·17·18·19대 국회의원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초대 원내대표 △새누리당 초대 당 대표 △제56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황앤씨로펌 대표변호사

정리=theknight@fnnews.com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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