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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음악 듣고 통화도 된다고? 화웨이 40만원짜리 '안경'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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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한 스마트 글라스 아이웨어. 박스를 열면 안경과 안경 케이스, 충전 잭이 함께 들어있다. 박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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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 기술기업 화웨이는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지만, 화웨이 제품을 써본 한국인은 많지 않다. 화웨이는 한국에서 통신 장비 위주로 사업을 펼치며, 소비자용으로는 스마트워치·패드 등 일부 제품만 판매한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도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칩을 내장하고 나와 세계를 놀라게 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퓨라70 시리즈도 중국 내에서만 판매한다. 그런 화웨이가 지난해 한국에서 스마트 글라스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을 일주일간 체험했다.



안경처럼 생겼지만, 음악 재생·통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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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아이웨어를 쓴 모델. 화웨이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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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평범한 검은색 뿔테 안경이다. 안경 디자인은 뿔테와 반 뿔테, 두 가지다. 렌즈 전체를 둘러싼 안경테가 있는 뿔테는 반무테보다 1.97g 더 무거운 38.81g이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려면 ‘AI 라이프’라는 앱(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이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는 없고, 화웨이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해 내려받아야 한다. 앱 설치도 산 넘어 산이었다.단계마다 ‘유해한 파일일 수도 있음’, ‘악성 앱으로 의심’, ‘보이스 피싱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등의 경고 메시지가 총 3번가량 나왔다. 이 모든 경고를 ‘무시하기’를 여러 번 클릭해야 설치를 완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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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AI LIFE' 앱을 다운받아야한다. 이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는 없으며 화웨이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야한다. 다운로드 받는 과정에서 경고메시지가 나타나기도 한다. AI Life 앱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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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한 후 안경을 쓰면 ‘굿모닝’ 이라는 인사말이 흘러나온다. 이후 눈앞에 증강현실이 펼쳐질 거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렌즈는 방수 외에 특별한 기능은 없으며, 안경원에서 선글라스나 도수 있는 렌즈로 교체할 수 있다. 이 안경의 주요 기능은 스피커다. 안경다리 양쪽에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나온다. 귀 안에 이어폰을 꽂지 않아도 생생한 음질로 음악이 들렸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도 음악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볼륨을 크게 했을 때는 희미하게 음악 소리가 새어 나오기도 했다.

노이즈 캔슬링이 있는 헤드폰이나 이어폰 형태가 아니기에 외부 소리는 음악과 함께 들렸다. 안경을 쓴 채로 통화도 가능하다.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교했을 때 통화 품질은 비슷했다. 통화 상대방 역시 이어폰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안경다리를 탭 하거나 스와이프하는 식으로 볼륨을 조절하거나 전화를 받는 등 작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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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아이웨어. 얼핏 보면 일반 안경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박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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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쉬운 건 가격



안경 하나로 음악도 듣고 통화도 할 수 있다는 점은 신선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스피커가 내장된 탓에 보통의 안경과 비교하면 확실히 무거웠다. 안경 프레임은 51mm로 단일 사이즈라 여성이 썼을 때는 다소 커 보였다. 1시간 25분이면 충전이 완료되고 6시간 연속 노래 재생이 가능하다. 충전시간은 빠른 편이지만, 충전을 위해서는 별도의 연결선이 있어야 하기에 휴대에는 다소 불편했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점은 스피커와 통화에 국한된 기능에 비해 가격대가 39만9000원으로 비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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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아이웨어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충전선과의 연결이 필요하다. 충전선 양쪽을 각각 다리에 낀 후 C타입 충전기와 연결해 충전한다. 박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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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이용자 반응도 엇갈린다. 112만 구독자를 보유한 테크 유튜버 테크 스퍼트(Tech Spurt)는 아이웨어에 빌트인 카메라로 녹화가 되는 등의 다른 기능이 없는 점을 짚으며 “기회를 놓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며 “귀에 꽂지 않는 이어버드를 사는 것보다 더 큰 이점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유럽 테크 매체 디지텍은 “일상적으로 팟캐스트를 듣기에 적합하다”라며 “안경과 구분되지 않는 디자인이 장점인데, 안경 가격에 비해 크게 비싸지 않다”고 평했다. 샤오미 등 중국 기업 역시 이와 비슷한 형태의 글라스 제품을 출시했으며 메타는 레이밴과 협업해 안경 형태의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출시하고 있다.

화웨이는 앞으로도 글라스 형태의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을 꾸준히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화웨이 전문매체인 화웨이 센트럴은 지난 2월 화웨이가 애플 비전 프로 절반 가격의 헤드셋을 연내 출시할 거라고 보도했다. 화웨이 헤드셋의 무게는 애플 비전프로 절반인 350g, 가격도 절반 격인 15000위안(약 283만원)이 될 전망이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소니의 마이크로 OLED를 사용하는 가상현실(VR)기기로 삼성전자, 메타 등과 함께 향후 펼쳐질 헤드셋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리서치에 따르면 AR·VR을 비롯한 스마트 글라스 시장은 2022년 5억 3890만 달러였지만 2031년까지 연평균 42.1%씩 성장해 188억 481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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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비전프로를 공식 출시한 지난 2월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애플 매장에서 한 방문객이 비전프로를 사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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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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