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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美-EU '對中 견제' 단일대오 흔들고 온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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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5년 만에 유럽 찾은 시진핑, 유럽내 우호국만 골라 방문
선물보따리 풀며 러브콜…3국 정상 극진 대접으로 화답
친중 순방국에 대중국 견제 '반대 목소리' 내줄 것 요구
"화해 아닌 분열 심어… 친중 국가 끌어안기 만" 평가도
노컷뉴스

유럽을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나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은 앞서 프랑스와 세르비아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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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헝가리 방문을 마지막으로 5박 6일 간의 유럽 3개국 순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중국 견제가 날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은 유럽내 친중 국가들과의 유대를 과시함으로서 미국과 EU 사이 단일대오를 흔들려는 의도가 선명히 드러났다.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 골라 방문해 선물보따리


지난 5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세르비아와 헝가리 등 3개국을 방문한 시 주석이 이날 귀국길에 올랐다. 시 주석이 유럽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3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코로나19 사태 탓도 있었지만 그 사이 미국이 주도하고 EU가 적극 동참하고 있는 대중국 견제 강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쉽게 순방을 결정할 수 없었던 요인들도 많았다.

따라서 시 주석은 이처럼 중국에 비우호적인 국제 정세를 감안해 유럽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들 만을 골라 방문했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 주요 국가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중국이 제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하면서도 양국간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중국에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또, 동유럽 국가로 친러시아 정책을 펴고 있는 세르비아와 헝가리는 중국과도 밀착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두 나라를 유럽의 '변절자'라고 규정할 정도다.

시 주석은 이들 국가를 방문해 선물보따리를 풀어놨다. 프랑스에 대해서는 농산물과 와인 수입을 확대할 계획이고, 프랑스 코냑에 대한 반덤핑 관련 조치도 유연하게 풀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하는 세르비아는 중국 자본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수혜국인 헝가리는 BYD와 CATL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중국으로부터 이런 경제적 실리를 챙기게 된 이들 국가 정상들은 시 주석을 극진히 대접하며 유대감을 과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외국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자신의 유년시절 추억이 담긴 산골마을로 시 주석 부부를 초청했고,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직접 공항까지 나가 시 주석을 영접했다.

이를 두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으로 중국과 3국 간 정치적 상호신뢰, 실무협력, 인문교류가 심화하고 건전한 발전에 새로운 동력이 주입됐다"고 평가했다.

친중 목소리 요구…'화해 아닌 분열 심어" 평가도


시 주석 역시 이런 순방국의 태도를 십분 활용해 대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는 미국과 EU 사이, 그리도 EU 국가들 사이 균열을 유도하는데 적극 활용했다.

대표적으로 시 주석은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정상회담 뒤 "헝가리는 올 하반기 EU 순회 의장국"이라며 "중국과 EU와의 관계 증진에 있어서 EU 내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고율 관세 부과를 위해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등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서고 있는 EU 주류 국가들을 상대로 헝가리가 반대 목소리를 내줄 것을 촉구한 것.

세르비아 현지언론 기고문을 통해서는 "우리는 25년 전 오늘(7일) 나토가 무지막지하게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당시 베오그라드 폭격을 주도한 미국을 정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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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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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중국과 EU 간 무역 갈등에 대해서는 "무역 문제의 정치화, 이데올로기화, 범 세계화에 반대한다. 경제, 무역 협력의 핵심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면서 EU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이 이미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일부 국가에 한정된 만큼 큰 실익이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시 주석이) 이번 순방을 유럽과의 화해를 위한 기회로 삼을 수도 있었지만, 그 대신 분열을 심는 쪽을 선택했다"며 "유럽 방문 일정의 많은 부분을 유럽의 '골칫거리' 구성원들과 친중 국가들을 끌어안는 데 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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