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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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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인 척 사기친 前 경인방송 회장, 첫 재판 9분 만에 끝…檢 징역 4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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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4억원대 사기…혐의 모두 인정

신분을 바꿔가며 수억원대 부동산 사기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권영만 전 경인방송 회장의 첫 재판이 9분 만에 끝났다. 권씨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제출된 증거에도 모두 동의하면서 검찰의 구형까지 이뤄진 것이다. 검찰은 10일 권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조선일보

서울중앙지법 전경./조선DB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조민혁 판사 심리로 열린 권씨의 첫 공판에서 권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날 오전 10시26분쯤 수갑을 차고 법정에 들어선 권씨는 피고인석의 의자를 재판부 쪽으로 향하게 틀고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조 판사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지” “증거에 모두 동의하는지” 의견을 물을 때마다 “네”라는 대답만 짧게 반복했다.

조 판사는 바로 결심을 진행했고, 검찰은 권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권씨는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도피 후 위장 신분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을 저지른 뒤에도 경인방송 회장을 하면서 고급 외제차를 몰고 3층 저택에서 호화롭게 생활했다. 피해자들이 자신을 모함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했다.

권씨는 최후 변론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를 주신다면 불우한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면서 열심히 살겠다.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권씨는 지난 2011년 위조여권을 이용해 조선족 행세를 하면서 용인시 주상복합건물 전기통신 공사를 발주해주겠다거나 분양대행권을 주겠다며 피해자 2명을 속여 4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권씨는 앞서 2000년 허위 분양받은 아파트를 담보로 48억원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2001년 호주로 도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2010년 8월 중국으로 건너가 조선족 이모씨의 위조여권을 산 뒤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그는 귀국한 뒤 부동산 건설업체 회장 행세를 하며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엔 경인방송 회장에 취임했다고 한다.

권씨에 대한 선고는 6월 21일 진행된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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