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이수정 “여친 살해 의대생, 유급 경험이 성격 문제 촉발...사이코패스 의심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수능 만점 의대생’ 최모 씨에 대해 유급 문제 등 본인이 남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성격적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별을 피하려 자살극을 벌인 점 등을 보아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 씨에 대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개연성이 상당히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계획 살인을 하려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선택하는데 강남에서 오후 5시에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전형적인 계획 살인과는 거리가 있다”며 “본인은 수사 과정 중 계획했다는 이야기를 시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애당초 살해를 계획했는가 하는 부분은 앞으로 계속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특히 이 교수는 최씨가 투신 시도 중 ‘옥상에서 가방을 가져와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짚었다. 그는 “그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이 사람의 성격적인 문제를 시사하는 것”이라며 “그 대목이 과연 살해를 계획한 사람의 발언으로 적합한지 재판 과정에서 따지게 될 것이다. 그게 이 사람의 어떤 정신적인 취약성, 예컨대 성격적인 문제를 추정하게 만드는 대목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사전에 흉기를 구매했기 때문에 이것은 법적으로 보면 계획살인에 근접한다고 보인다”며 “재판 과정에선 책임 능력과 연관된 여러 가지 지점들을 따지게 되므로 앞으로 다양한 자기방어적인 논리를 구사할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의대 유급 등의 경험이 성격적 문제를 촉발했다고도 봤다. 그는 “대학 진학해서 1년 유급을 한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며 “아마도 굉장히 조용하지만 안에는 불만이 굉장히 쌓여 있을 시한폭탄 같은 사람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본인이 친구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이 사람에게는 어떤 성격적인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며 “현실적인, 사회적인 부적응에서 발생하는 욕구 불만을 아마 여자친구를 통제함으로써 충족을 시키려고 했던 것 같다. 아주 삐뚤어진 욕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살시도 같은 건 일상적으로 했던 사람일 개연성도 높아 보인다. 중학교 동창인 피해자와 연락하게 된 과정 중에서 계속 자살 위협 같은 걸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지녔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도 의심해야 된다”며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피하고 상대를 통제하기 위해서 자살극을 벌인 것 같다. 그런 통제 욕구는 일반 남성들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며 언론에 노출된 당시 모습에 대해선 “생각보다 굉장히 태연하다는 게 이 사람의 또 다른 특징 중에 하나”라며 “고개를 그렇게 많이 숙이지는 않았고 당황한 기색도 역력히 나타나지 않고 비교적 태연하게 잘 대응을 하더라”고 했다. 이어 “프로파일러들을 투입시켜서 이 사람의 성격적인 특이성을 꼭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혜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