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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K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준공... 수소버스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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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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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가 8일 인천 원창동 SK인천석유화학단지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 액화 수소 플랜트<사진> 준공식을 열었다. 7000억원을 투자해 5만㎡(약 1만5000평) 부지에 지은 이 공장은 연 3만t 규모의 액화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그동안 기체 형태로 유통되던 수소가 부피가 작은 액체 상태로 유통되면, 운송비 절감으로 수소 가격이 하락해, ‘수소 모빌리티’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준공식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정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추형욱 SK E&S 사장 등이 참석했다.

◇액화 수소 시대 개막… 수소 가격 싸진다

SK E&S가 지은 액화 수소 플랜트는 연 3만t을 생산할 수 있다. SK인천석유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한 뒤 -253℃로 냉각해 액화 수소를 만들게 된다. 회당 운송량은 기체수소의 10배에 달한다. 3t짜리 탱크로리에 기체수소는 300㎏만 실을 수 있지만, 액화 수소는 3t을 그대로 실을 수 있다. 업계는 대량 운송이 가능해져 운송비가 약 70% 절감되면 수소 가격도 저렴해질 것으로 본다. SK E&S 관계자는 “액체수소 가격은 당분간 기체 수소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생산·유통이 본격화되고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수소 가격은 크게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SK뿐 아니라 두산, 효성도 액체수소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올해가 액체수소 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1월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에 소규모(1700t) 액화수소 공장을 국내 처음 열었고, 효성중공업은 울산에 올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1만3000t 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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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진경


◇수소버스 보급 본격 시동

SK E&S는 생산한 액화 수소를 주로 수소버스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연 3만t은 수소버스 50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작년 말 기준, 국내에 보급된 수소버스는 651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부는 액화 수소 유통에 맞춰 올해 말 2700대, 2027년 9000대, 2030년엔 2만1200대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전체 버스가 10만대임을 감안하면, 약 20%가 수소버스로 채워지는 것이다. 특히 액화 수소는 저압 상태에서 운송이 가능해, 고압으로 압축해 운송하는 기체수소보다 안정성이 높다고 인식된다. 또 수소버스를 한 대 충전하는 데 약 10분이면 가능해, 기존 기체수소(15분)에 비해 빠른 것도 장점이다.

SK E&S는 수소 유통을 위해 자회사 SK 플러그하이버스를 통해 액화 수소 충전소도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부산·청주·이천 등 버스 차고지 인근에 20곳을 구축하고, 2026년까지 4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SK 외에도 효성이 액화 수소 충전소를 지을 계획이어서 충전소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쏘 같은 수소 승용차도 액화 수소 충전소에서 충전 가능하다”며 “앞으로 기체수소 충전소는 점차 사라지고, 액화 수소 충전소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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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인천 서구 원창동에서 열린 SK E&S의 액화수소 플랜트 준공식에서 이재정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정복 인천시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 E&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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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에너지, 경제성 확보가 과제

액화 수소가 ‘수소 유통’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지만, 수소 에너지 경제성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많다. 수소버스에는 정부가 대당 2억~3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수소 충전소도 구축 비용의 70%를 보조금으로 주고 있다. 현재 구축된 기체 수소 충전소 대다수가 적자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이 만드는 액화 수소가 청정 수소가 아니라는 점도 한계다. SK·효성·두산 3사 모두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 수소를 냉각해 액화 수소를 만드는데, 이는 ‘그레이 수소’(개질수소)로 분류된다. 다만, 그레이 수소보다 탄소 배출이 적은 ‘블루 수소’ 생산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SK E&S는 충남 보령 LNG 터미널에 세계 최대 규모 블루 수소 플랜트를 올해 착공할 계획이다. LNG를 통해 수소를 얻은 뒤, 이 과정에 발생한 탄소를 포집해 동티모르 바유운단 가스전에 매장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한 수소는 인근 발전소에서 활용하게 된다.

☞액화 수소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 등으로 분류된다. SK가 생산하는 액화 수소는 석유화학 공장에서 나온 부생 수소(그레이 수소)를 -253℃ 상태로 냉각한 것으로 청정 수소는 아니다. 하지만 현재 유통되는 기체 수소에 비해 운송이 쉽고 효율적이라 수소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부피는 기체 수소의 800분의 1에 불과해, 한번에 운송할 수 있는 양이 기체 수소의 10배에 달한다. 기체 수소는 고압으로 압축해 옮겨야 하는데, 액화 수소는 저압에서 운송해 안정성이 높다.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수소 버스 기준 약 10분으로, 기체 수소(15분)에 비해 빠르다.

[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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