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흑연 허들 넘은 K-배터리, 안도의 한숨…이제 美 대선 변수 남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 IRA 민관 합동회의'…"불확실성 해소"
향후 기밀 유출 우려에 정부 지원 촉구

머니투데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겸 배터리산업협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에서 열린 미국 IRA 관련 민관합동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정부가 흑연에 대한 해외우려기관(FEOC) 적용을 2년간 유예한 것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단기간에 중국산 흑연을 대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단 한고비 넘겼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서두름과 동시에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에 촉각을 기울인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겸 배터리산업협회장은 8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에서 열린 미국 IRA 관련 민관합동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흑연 규제 유예와 관련해 "2년의 시간을 확보했다. 불확실했던 부분이 확실해졌고, 계획을 짰던 대로 공급망 다변화에 대해 준비를 하는데 문제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배터리·완성차 주요 기업들은 이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미국 IRA 관련 민관합동회의에 모여 IRA 최종 규정 발표의 영향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배터리 3사 대표를 비롯해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홍정진 포스코퓨처엠 상무, 남철 LG화학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IRA 세액공제 최종 가이던스에서 FEOC 규정 관련 흑연에 대해 2026년 말까지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FEOC가 기존안대로 내년부터 적용되면 중국에 대한 흑연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체들이 미국에서 친환경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업계는 흑연 규제 유예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핵심광물의 공급망 다변화를 지속하겠단 뜻을 밝혔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흑연 이외의 광물도) 전반적으로 모든 회사가 잘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석희 SK온 대표는 "정부에서 배터리 산업 발전을 위해 미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기밀유출, 美 대선 이후는 여전한 과제…"정책 지원 필요"

이날 회의에서 배터리 업계는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FEOC 실사 과정에서 기업의 비밀 노출 최소화하고, 미국 대선 이후 상황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대응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IRA 가이던스 최종 규정에서는 기업이 2027년 이후 흑연 공급망 다변화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이 과정에서 영업비밀이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공급망을 FEOC에 위배되지 않게 준비하려면 기업 실사(듀 딜리전스)를 받아야 하는데 그때 우리 기업들의 영업 비밀이 노출되지 않는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해달라고 건의했다"고 했다.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이 대폭 축소될지 모른다는 점은 업계의 여전한 불확실성 중 하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명령 폐기에 서명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대선 이후에도 전기차 지원 정책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 기업의 경우 미국에 막대한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만약의 상황까지도 대비해야 하는 실정이다. 김 대표는 "(정부에) 미국 대선 이후에도 안정적일 수 있게 지원해 달라고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업계의 공급망 다변화 관련 국내 투자에 올해 9조7000억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등 금융·세제 및 인프라 지원을 강화한다. 안 장관은 "민·관의 노력으로 2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벌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 및 안정적 관리는 여전히 우리 기업이 이뤄내야 할 중대한 과제"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민관합동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05.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