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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일문일답] 황우여 "중도 확장 필요하지만 보수 가치 흔들려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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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관련 "이조심판론 프레임 아쉬워…인물에 초점 맞췄어야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때는 충분히 토의해야…필리버스터도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류미나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황우여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마음이 급해지면 우리가 변화해서라도 중도 확장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보수 가치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시 비대위원장실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황 위원장은 "우리 것을 공고히 하고 설득하는 단계가 돼야지 옮겨타는 인상을 주면 안 된다. 지지층이 불안해하고 단결력이 약화할 수 있다"며 "이번 선거가 끝나고는 유달리 그런 지적이 많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5.8



다음은 황 위원장과 일문일답.

-- 총선 참패 원인 진단은.

▲ 인물에 대한 시시비비로 가서는 안 된다. 선거 전략, 민심 동향, 당시 사건·사고 등을 종합해 결과를 분석해야 한다. 지금 공개가 어려운 게 있으면 백서 외에 별도로 보고서를 만들어 보강하는 것도 좋겠다. 실록처럼 밀봉해서, 총선 때 일했던 사람은 못 열어보도록 말이다.

-- 여당의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 프레임에 대한 평가는.

▲ 이·조 심판론만 내세운 건 아니고 여러 가지를 했지만, 그것이 부각되는 바람에 그 (정권 심판론과) 대비 자체는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됐다. 국정 운영의 청사진과 실천 방안, 지난 국회에 대한 반성론, 어떤 인물을 뽑아야 하냐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좀 아쉽다.

-- 취임 일성으로 보수 정체성 확립을 강조했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 결집이 제대로 안 됐다고도 지적했는데.

▲ 중도가 자체적인 정치철학이나 정당을 만들지는 않는다. 진보 또는 보수를 선택하는 '심판자' 역할을 한다. 우리 것을 공고히 하고 설득하는 단계가 돼야지 옮겨타는 인상을 주면 안 된다. 지지층이 불안해하고 단결력이 약화할 수 있다.

-- 보수 결집이 제대로 안 된 원인은.

▲ 마음이 급해지면 우리 스스로 변화해서라도 중도 확장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방향성은 맞지만, 그럼에도 보수의 가치 자체에 대해서는 흔들리면 안 된다. 이번 선거가 끝나고는 유달리 그런 지적이 많이 나오더라. 그래서 취임 일성으로 보수 정체성 확립을 말했다.

-- 당내에선 총선 결과로 나타난 민심에 반한다는 우려도 있는데.

▲ 이건 내 소신이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우리가 지켜야 할 보수 가치에 대해 확실히 해놓을까 한다. 외국에도 정당이 매니페스토를 만드는 사례가 있다.

-- 보수의 가치를 정의한다면.

▲ 보수는 전통적 가정, 종교, 국가의 가치를 중시한다. 경제는 자유시장경제, 작은정부 등이 있다. 이런 기본이 흔들려서 다른 이념 정당과 유사하게 되면 안 된다.

--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현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이 거론된다.

▲ 민심을 살펴보면 불만이 많았다. 불통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고쳐나가야 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을 따르는 것이다. 국민이 이야기해도 반응하지 않고 변화가 없다고, 불통이라고 하면 표가 확 바뀐다. 늘 낮은 자세로 해야 한다.

-- 향후 당정관계에서 요청할 계획은.

▲ 윤석열 대통령과 개인적 친소관계는 없지만, 사고방식은 비슷하다. 홍철호 정무수석, 정진석 비서실장도 있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 정치를 하면서 상대방을 오해하면 안 되고 '선해'(善解) 해야 한다. 자주 만나 이야기하면서 바꿀 수 없는 부분은 많지 않다. 당 대표 시절 야당과도 그렇게 많은 합의를 했는데, 당정관계에서 그걸 못하겠나.

-- 집권여당 원내대표도 지냈다.

▲ 내가 원내대표를 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은, 특히 정책적 부분에서는 당에서 이야기하면 거의 다 수용했다. 다만 100%는 아니고, 대통령이 조금씩 의견을 밝히면 적극 반영했다. 대표적으로 '반값 등록금'은 국가의 재정 부담이 많은 사안이었지만, 당에서는 무리해서라도 하자고 했다. 이걸 대통령이 받아주면서 그 대신 '대학 지원금'을 '장학금'으로 하자고 했다. 원칙은 합의하되 대통령의 방법을 받아들이는 식으로 정리가 됐다. 그렇게 해나가면 된다. 당정 간에 이념이나 지향점은 다른 게 없다. 정책은 '절대 선'이라는 게 없는 문제이니까 그때그때 대화를 통해 해나가면 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5.8




-- 취임 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은.

▲ 통화는 아주 기분 좋게 했고, 자세한 것은 별로 이야기가 없었다. 비대위가 구성되면 식사를 한 번 하자고 했다. 그때 이야기를 나누고, 또 정진석 실장을 통해 소통은 수시로 될 것이다.

-- 이준석 전 대표와도 만남은 계획이 있나.

▲ 당연히 만날 것이다. 취임 직후에 이 전 대표가 전화도 왔었다. 소통할 수 있는 사이다.

-- 채상병특검법을 놓고 입장이 엇갈리는데 궁극적으로는 함께 할 수 있는가.

▲ 물론이다. 아쉬울 때만 그럴 게 아니라, 당은 평소에 야당과도 유대가 깊어야 한다.

-- 향후 개혁신당과 현안별 연대도 가능할까.

▲ 당연하다.

-- 채상병 특검법은 여권 내에서도 '조건부 수용' 등 대안론이 높다.

▲ 채상병 사건 문제는 현 상황 자체에 대해 국민께 설명을 해드려야 한다. 이번에도 거부권은 행사하되 국회에서 재표결할 때는 충분한 토의가 필요하다. 필리버스터도 할 수 있다. 그걸 보면서 국민이 마음을 결정하게 돼 있다.

-- 야당과 협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날 계획은.

▲ 짧은 임기 내에 이것저것 다 하려면 시간이 얼마 없을 것 같지만, 인사를 한 번 드릴 생각이다.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고 지도부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연락하려 한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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