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득·임혁백 직접 언론 인터뷰서 밝혀
대통령실 “특사, 물밑 라인 없었다”
7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지난달 29일 영수회담에는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등 ‘비공식 특사 라인’이 가동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4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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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은 총선 참패로 상처난 대통령실과 여권을 추스른 뒤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가 교체되는 어수선한 시기에 곧바로 성사됐다.
회담 직전 이관섭 전 비서실장과 한오섭 전 정무수석이 대통령실을 떠나면서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은 임명된 지 일주일 만에 회담 준비를 마쳐야 했다. 당시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별도의 물밑 접촉 라인이 가동됐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의 사옥이 있는 서울 서초동 이웃으로 친분이 깊고, 임 명예교수는 지난 총선 때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냈다. 함 원장은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평소 긴밀히 소통하는 임혁백 교수와 제가 막역한 사이라는 걸 알고 메신저로 낙점하신 게 아닌가 짐작할 뿐”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외부 인사들과 소통하며 조언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 국무총리 인사 추천, 이 대표와의 ‘핫 라인’ 구축, 여야정 협의체 등을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국무총리 인사와 관련해 이 대표가 야권 내 중도 성향의 인사를 몇 몇 추천하면 미리 검증해 영수회담에서 결정하자고 제안했고,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만한 사람은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뜻도 해당 라인을 통해 전했다고 두 사람은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뉴스1 |
이 대표는 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 대표는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됐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도 “(김건희 여사의)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라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충격이다. 총리 후보를 민주당에 구걸하지 말고 될 때까지 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비선’이 대놓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성과를 홍보한 것을 놓고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수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윤 대통령이 직접 이 대표에게 전화했다”고 일축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지적과 제안을 언론과 여당과 야당 등을 통해 받아왔다”며 “공식 라인을 거쳐서 (진행)했고,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은 없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만한 사람은 인사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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