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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선거와 투표

너무나도 조용한 與 원내대표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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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통령 기자회견에 묻힐 판

조선일보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인 이종배(왼쪽부터), 추경호, 송석준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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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실시되는 여당 원내대표 경선이 지나치게 조용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후보인 이종배(4선·충북 충주)·추경호(3선·대구 달성)·송석준(3선·경기 이천) 의원 모두 관료 출신이고, 계파색이 옅어 튀지 않는 선거전을 펼치는 영향이다. ‘찐윤’ 이철규 의원의 출마 여부로 당내 갑론을박이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선거 열기는 뜨겁지 않은 편이다.

후보자 등록일이었던 지난 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각 후보는 언론 인터뷰나 기자회견으로 메시지를 발신하기보다는 개별 의원 접촉에 힘을 쏟고 있다. 8일 당선자 총회 때 예정된 후보자들 정견 발표 정도가 경선 전 공개적으로 각 후보를 비교할 수 있는 자리다. 다른 의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거나, 선거운동을 도와주는 것도 관찰되지 않는다. 선거일인 9일은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는 날이라 관심도 분산됐다.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는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다. 당 관계자는 “새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줄 수 있는 게 마땅치 않으니, 의원들의 원내대표 선거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중진 의원들은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인데,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독식을 공언해 가능성이 줄어든 상태다.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상임위를 배분할 수 있고, 자당 몫 상임위엔 위원장 자리도 배분할 수 있다.

당선자들이 주로 지역구에 머무르고 있어 후보들이 선거전까지 이들을 한 번씩 만나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한 보좌진은 “이번 선거에서 살아남은 의원들도 간신히 이긴 경우가 많아, 선거 이후에도 당선자 총회에 안 가고 지역구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추경호 의원은 6일 부산으로 내려가 당선자 12인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후보들도 서울 여의도에서 당선자들을 만나기가 어려워 지역구에 직접 내려가거나, 일일이 전화를 돌리고 있다.

이철규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친윤계 구심점이 없어진 것도 상대적으로 조용한 원내대표 선거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윤계는 그간 전당대회나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윤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여론전을 펼쳐왔다. 세 후보 모두 친윤계로 평가되지만 계파색은 옅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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