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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김진표 ‘의장 탈중립론’ 비판…“여소야대 되면 어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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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당적 보유 금지도 중립 위한 취지

이견 조율 역할 외면 땐 국회 권능 훼손”

국회의장 선거 조정식·우원식 후보 등록

추미애·정성호·박지원 등 최대 5파전 전망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탈중립 의장’을 표방하는 가운데 김진표(사진) 국회의장은 7일 “민주당이 집권한 다음에 다시 한 번 여소야대가 되면 어떡할 거냐”고 비판했다. 의장 경선 후보 등록이 이날 시작되면서 현직 의장과 차기 의장 후보 간 중립성 논쟁이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세계일보

김진표 국회의장이 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힐튼 레포르마 호텔에서 열린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 등 5개국 협의체(믹타·MIKTA) 국회의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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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멕시코·인도네시아·튀르키예·호주 등 5개국 협의체(믹타·MIKTA) 국회의장 회의 참석을 위해 멕시코 순방 중인 김 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의장 후보들의 탈중립 주장에 대해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 됐을 때 여소야대 정국을 맞닥뜨릴 경우 그 논리를 유지할 수 있겠냐며 “DJ(김대중)정부 때는 5년 내내 여소야대였고, 노무현정부 때도 첫 1년이 여소야대였다. 그런 상황이 다시 오면 어떻게 되는 거냐”고 지적했다. 제22대 국회에서 의장의 중립성 원칙을 사실상 형해화할 경우 민주당 또한 만만찮은 후과를 치를 것이란 경고다.

김 의장은 국회법 내 ‘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 조항 역시 그 연원을 따져볼 때 의장이 중립을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여당 의원이 의장을 했는데 그러다보니 국회와 의장이 ‘행정부의 시녀’란 말까지 들었다. 그때는 대통령이 의장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며 “이후 ‘국회의 존재 이유가 없지 않냐’는 반성이 있었고, 2002년 영국처럼 의장은 당적을 갖지 않도록 해서 중립을 위해 노력하도록 현행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의장의 중립 노력을 방기하는 건 결국 ‘자해’나 마찬가지라는 취지의 경고도 했다. 김 의장은 “의장이 중립을 안 지켜도 좋다는 식으로 의사를 진행하면, 결과적으로 의장은 물론이고 국회 전체의 권능을 훼손하게 되고 국회가 제 역할을 못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장이 중립적 위치에서 여야 의견 차를 좁혀 국민 대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합의된 법안·예산을 만들도록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안 하고 일방 처리시키고 결국 대통령은 계속 거부권을 행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되겠냐”고 했다.

이런 우려가 나오지만 의장 경선 후보들의 선명성 경쟁은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8일 의장 경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가운데 6선 조정식 의원은 이날 등록을 마친 뒤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이 원한다면 언제든 국회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과감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후보 등록을 한 5선 우원식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 경선 선대위원장을 맡았다”며 본인이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란 점을 강조했다. 앞서 총선 승리로 6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5선 정성호 의원이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 상태고, 5선이 되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 또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의장 경선은 최대 5파전이 될 전망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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