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이피(AP) 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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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이 정당이나 비정부기구(NGO), 싱크탱크 등에 대한 러시아의 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제재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7일(현지시각) 나왔다. 러시아가 유럽 내 극우 성향 정치인들에게 뒷돈을 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취한 행보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회원국들의 승인을 받기 위해 이런 내용이 담긴 제재안 초안을 회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초안에는 “(러시아의) 선전전과 허위정보 캠페인은 현대의 하이브리드 공격(기존 정규전뿐 아니라 테러와 범죄, 사이버 공격을 포함하는 다양한 형태의 작전) 무기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민주사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적혀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이 초안은 러시아의 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것은 유럽연합 시민들을 “악의적인 개입”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유럽의회 선거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극우 정치인들을 포섭해 자금을 댔다는 의혹으로 떠들썩하다. 지난 3월 체코와 폴란드는 독일과 프랑스, 폴란드, 벨기에, 네덜란드, 헝가리 우익 정치인들이 체코 매체인 ‘유럽의 소리’ 방송을 통해 러시아에서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커졌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이 돈이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비밀 회의를 통해 현금으로 전달되거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흘러 들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유럽의회 선거에서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후보로 나선 페트르 비스트론 의원이 자금을 수수했고, 정황이 담긴 녹취 증거가 있다는 폭로가 나오며 독일 내부에선 독일을 위한 대안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비스트론 의원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일련의 사건을 거친 뒤 나온 이번 제재안 초안엔 4개 언론사에 대한 유럽 내 방송을 금지하는 제안도 포함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해당 언론사의 이름은 밝히진 않았다.
다만 이전 제재안들이 수주에 걸친 협상 과정을 거쳤던 전례에 비춰볼 때, 러시아발 자금 지원을 금지하자는 초안 내용이 회원국들에 의해 그대로 승인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덧붙였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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