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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美 국채 투자에 뭉칫돈…"재무부, 1분당 이자만 27억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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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부 발행 국채 90%가 금리 4% 이상

고금리 장기화 전망…고정수익 노린 투자자 증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는 가운데 미 국채 투자에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 채권 가격 하락폭이 제한적인 데다, 현재 고금리가 장기화 될 경우 연간 5% 안팎의 이자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향후 Fed가 금리를 내리더라도 미 경기 호황으로 이자 하락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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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시장조사업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를 인용해 대기성 자금으로 단기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올해 4월 6조1000억달러(약 8290조원)로 역대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단기채는 만기일이 빨리 돌아와 고금리에 따른 수익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미 채권 펀드에도 2023년 연간 3000억달러(약 408조원)가 몰렸는데 올해는 현재 기준으로 이미 1910억달러(약 26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의 채권 이자 수익 역시 증가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지난해 국채 이자로 지급한 금액을 합치면 총 9000억달러(약 1223조원)에 이른다. 지난 10년간 평균의 두 배다. 미 재무부는 올해 3월 미 국채 투자자들에게 이자로 890억달러(약 121조원)를 지급했다. 1분당 200만달러(약 27억원)의 이자를 부담한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챙기는 몫도 상당히 커졌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올해 개인이 미 국채에 투자해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자 등 수익은 3270억달러(약 444조원)로 2010년대 중반의 두 배를 넘어설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재무부가 부담하는 국채 이자가 급증한 건 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 증가로 채권 금리가 올라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달 10일 기준 4%로, Fed가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기준금리 인상 스텝을 밟기 직전인 2022년 3월 1.9%에서 2%포인트 넘게 올랐다. 현재 미 재무부가 발행한 국채 중 90% 이상이 수익률이 4%를 넘는다.

일반적으로 채권 투자 적기는 금리 인하 시기로 꼽힌다. 채권 가격이 수익률을 좌우하는데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금리 인하가 예상될 때 채권 가격 상승을 노린 투자자들이 증가한다. 현재 채권 투자를 주목하는 쪽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은 데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당분간 높은 이자 수익을 고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본다. 앞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한 경로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시장 냉각 신호에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인 2%로 둔화하는 움직임이 정체되면서 금리 인하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미 경제 호황으로 Fed의 향후 금리 인하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도 일부 투자자들에겐 채권 매입을 통한 고정 수익 창출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채권 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낮다.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국채 투자로 손실이 발생하려면 내년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올라야 한다.

아울러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이로 인한 국채 발행 급증 전망도 앞으로 미 국채 수익률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PIMCO)의 댄 아이버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5년을 돌이켜봤을 때 채권 투자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다"며 "투자자들은 채권 투자에서 6~8%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긴다. 완전히 새로운 구매자 기반이 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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